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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에 수백억?…문어발 경영 끝 '문어발' 퇴직금

실패에 수백억?…문어발 경영 끝 '문어발' 퇴직금
입력 2019-04-04 20:17 | 수정 2019-04-0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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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자신과 자녀들의 갑질논란 끝에 이사직을 박탈당한 조양호 회장.

    퇴직금이 최소 610억원이라는 예상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건 대한항공만 따진거고요.

    다른 계열사에서 퇴직할 경우까지 다 합쳐보면, 퇴직금만 무려 1400억이 넘을 것으로 계산됐습니다.

    아시아나 항공의 위기 때문에 물러난 박삼구 회장.

    예상 퇴직금은 최소 40억인데, 심지어 경영실패의 책임으로 지급이 보류됐던, 금호타이어의 퇴직금까지 받아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렇게 기업 총수들은 계열사 이곳저곳에 이름을 올려놓고, 퇴직금도 따로따로 다 받아가다 보니까 천문학적인 액수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과연 적절한 건지 이지선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 리포트 ▶

    조양호 회장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려놓은 회사는 모두 7곳.

    지주회사 한진칼과 대한항공, 진에어 등입니다.

    이 가운데 연봉 정보가 공개되는 5곳을 살펴봤더니, 조 회장이 지난해 받은 연봉은 모두 107억원.

    이걸 토대로 조회장이 올해 퇴직할 경우 받을 퇴직금을 계산해 보니 무려 1,430억원에 달했습니다.

    지난 2017년 금호타이어 대표에서 물러난 박삼구 회장은, 채권단이 "경영실패로 물러나는 마당에 퇴직금을 받는 건 부적절하다"며 지급 보류 결정까지 내렸지만 끝내 22억원을 받아갔고, 이번에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에서도 물러나기로 하면서 또다시 40억원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작년 말 은퇴를 선언한 코오롱그룹 이웅열 전 회장 역시 6개 회사의 등기이사를 겸직하면서 퇴직금 410억원을 받아갔습니다.

    이렇게 상상하기 힘든 액수의 퇴직금이 나오는 건 여러 계열사의 겸직도 있지만 또 한가지 이유는 임원들에게만 적용되는 '퇴직금 지급률' 때문입니다.

    일반 직장인은 월급에 근속연수를 곱한 금액을 퇴직금으로 받는데, 임원은 여기에 이사회가 정한 지급률을 곱하기 때문에 기본 퇴직금의 몇 배를 받을 수 있습니다.

    조양호 회장은 6배, 박삼구 회장은 4배, 이웅열 전 회장도 4배가 적용됐습니다.

    [박주근/CEO스코어 대표]
    "개인 사익의 극대화를 위해 가져갈 수 있는 좋은 방법인 거죠. 더 큰 문제는 그 퇴직금의 배수를 자기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는 게…"

    대기업들의 지배구조가 우리와 비슷한 이스라엘의 경우는 법으로 견제장치가 마련돼 있습니다.

    총수일가의 보수는 3년에 한 번씩 일반 주주들의 과반 동의를 받도록 하는 법안이 2011년 도입됐습니다.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이스라엘도 이사회가 견제하는 역할이 작동이 안됐기 때문에, 이 제도가 도입된 이후로 보수를 통한 사익편취가 현저히 줄었다는 최근의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또 재벌 총수들의 '이름 걸어놓기' 관행 역시 연봉과 퇴직금을 부풀리는 대표적 수단인 만큼 과도한 겸직을 제한하는 법안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지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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