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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은 타고 이 집은 멀쩡…곳곳 할퀸 '도깨비불'의 공포

이 집은 타고 이 집은 멀쩡…곳곳 할퀸 '도깨비불'의 공포
입력 2019-04-06 20:20 | 수정 2019-04-06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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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저희 취재진이 이번에 화재 피해를 입은 고성과 속초 마을을 돌아보며 의아했던 점이 있었습니다.

    같은 마을에서도 어떤 집은 불에 타고 어떤 집은 멀쩡했는데요.

    바로 바람을 타고 시시각각 방향이 변하는 '도깨비불' 때문이었습니다.

    윤상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그젯밤 최초 발화지점 근처 식당.

    한 여성이 다급하게 전화를 하는데, 갑자기 불씨들이 회오리치며 날아듭니다.

    여성이 황급히 떠나자, 길가 화단에서 불길이 솟구칩니다.

    그런데, 식당 건물은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습니다.

    [안종미/식당 직원]
    "여기 떨어지고 또 저쪽으로 떨어지고 바람 부는 방향마다. 그래서 온 동네가 다 불이 난 거예요. 함박눈 막 내리는 식으로 그 정도로."

    반면 다른 마을의 있는 정자는 날아온 불티에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이 마을의 가구수는 스물 아홉가구.

    대부분 불에 탔지만, 멀쩡하게 남은 집들도 여러 채 있었습니다.

    화재 피해가 심했던 마을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집이 새까맣게 탔습니다.

    하지만 불과 30미터도 안되는 거리에 있는 저 집은 거의 피해가 없었습니다.

    또 다른 마을.

    10미터 간격으로 두 집이 있는데, 한 집은 완전히 탔지만, 다른 집은 정원에도 그을린 자국하나 없습니다.

    [이상국]
    "(여기는) 꽃도 살아 있고 집도 살아 있고 정말 칼로 자른 듯이. 불이 떨어진 지점이 여긴데 이 지점부터 아래쪽은 탄 거고 위쪽은 바람이 아래쪽으로 부니까 불이 거슬러 올라가지 못한…"

    피해지역이 일정하지 않고 군데군데 불에 탄 것은 이른바 도깨비불 때문이었습니다.

    거센 바람길을 따라 시시각각 방향을 바꾸면서 불티가 수십 수백미터 날아가다보니,

    어디가 피해를 입을 지 종잡을 수 없었던 겁니다.

    [이영주 교수/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나란히 있는데도 한 군데만 타고 그랬다면 그런 부분 대부분 날아오는 불티라든지 이런 것들에 의한 화재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이처럼 강풍을 타고 불티가 날리는 도깨비불을 만나게 되면, 섣불리 물을 뿌리며 불을 끄기보다는 낮은 지역으로 바람을 등지고 대피하는 게 최선입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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