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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도 마음도 고통…"잠도 안 오고 먹지도 못해"

몸도 마음도 고통…"잠도 안 오고 먹지도 못해"
입력 2019-04-07 20:04 | 수정 2019-04-07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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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산불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은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응급 진료센터가 마련됐고, 심리 치료도 시작됐지만, 아직은 부족하다고 합니다.

    김형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속초시 장천마을의 마을회관.

    산불로 집을 잃은 주민 40여명이 한데 모여 지내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무너지고 그을린 주택을 볼 때마다 그날밤 산불의 기억이 떠올라 고통스럽다고 호소합니다.

    [최은하/속초시 장천마을]
    "어디서 소리가 들리는 거 같고 아직까지 마음을 잡지 못하겠어요. 밥도 못 먹고…"

    산불 순간의 충격으로 몸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피해주민들이 적지 않습니다.

    귀에서 시도 때도 없이 산불 당시 걸려왔던 전화벨 소리가 울린다거나, 눈을 감으면 시뻘건 불꽃이 계속 떠올라 괴로운, 전형적인 트라우마 증상입니다.

    [권순자/고성군 토성면]
    "이틀 동안 먹지도 못하고 자지도 못하고 누워있다가도 벌떡 일어나게 되고 마당에 계속 나와서 저기를 보게 돼요. 개인적으로 침맞고 안정제 좀 사 오고 그랬어요."

    의약품 부족도 문제입니다.

    지병을 앓던 주민들은 평소 먹던 약까지 다 타버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최정숙/속초시 장천마을]
    "진해거담제, 그거는 속초에 있는 데는 있고 없는 데는 없어서요. 사야 하는데 걱정이 돼서 죽겠어. 안 살 수도 없고 꼭 있어야 하는데"

    현장에는 응급진료센터가 마련됐습니다.

    지역의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이 상담치료를 시작했지만, 정신적 충격에 시달리는 주민 모두를 돌보기엔 시설이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어르신들이 정기적으로 복용하는 혈압과 당뇨질환 약품도 우선적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충분하지 않습니다.

    [박영민/의사]
    흔한 질환 중심으로 (약을) 가지고 올 수밖에 없고요. 아주 특이한 질환들은 거기에 해당되는 특수한 약을 먹어야 하는 경우가 있어서 그런 어려움이 있습니다.

    산불로 집과 삶의 터전을 한 순간에 잃어 버린 주민들.

    마음의 병에, 약까지 구하지 못해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형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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