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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으로 산불 맞섰지만…"일당 10만 원의 비정규직"

온몸으로 산불 맞섰지만…"일당 10만 원의 비정규직"
입력 2019-04-07 20:14 | 수정 2019-04-0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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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번 산불 진화 현장에는 소방호스가 닿지 않는 깊숙한 산 속까지 들어가서 불을 끈 영웅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산림청의 특수진화대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일당 10만원을 받는 10개월 계약직입니다.

    강원도 산불 최전선에서 맞서 싸운 이들은, 오는 6월이면 해직된다고 합니다.

    이유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거센 불길로 가득한 강원도 산불 현장.

    몸을 가누기 어려울 정도의 강풍 속에서 쉴새없이 물을 뿌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산림청 소속 산불특수진화대원들입니다.

    빙 둘러싸며 다가오는 화염 바로 앞에서 불이 번지지 않도록 방어선을 구축하느라 사력을 다합니다.

    "오 연기 대박이야."

    가파른 산비탈이 이어진 깊은 산속.

    대원들은 나무를 지나고 바위를 넘으며 밤새도록 불길과 싸웠습니다.

    "다 꺼!"
    "영규야 그 쪽으로 불 세진다!"

    소방대원들이 민가쪽으로 번지는 큰 불을 막으며 인명 피해 예방에 주력한다면 특수진화대원들은 산을 타고 올라 직접 불을 끕니다.

    이번 강원도 산불 현장에도 전국 특수진화대원 330명 중 절반 가까운 인원이 동원됐습니다.

    산불 특수진화대는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산 깊속까지 들어가 불을 끕니다.

    소화전이나 물탱크가 없기 때문에 20키로에 달하는 진화호스를 몸에 메고 산을 올라야 합니다.

    지형이 험준한 산을 오르다보면 호흡이 가빠지다 보니 무거운 방독면을 쓰기가 힘듭니다.

    그러다보니 일반 방진마스크나 두건에 의존해 진화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권오덕/서울국유림관리소 특수진화대장]
    "방독면을 쓰고 산을 오를 수가 없습니다. 일반 마스크를 쓰지만 조금씩 연기가 스며들어서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최전방에서 산불과 맞서온 이들은 오는 6월이면 해직됩니다.

    정규직 공무원인 소방대원과 달리, 산불 특수진화대원들은 10개월만 일하는 계약직이기 때문입니다.

    계속 근무하려면 7,8월 두 달을 실업자로 보낸뒤 다시 지원해야 합니다.

    이때 면접과 체력검정을 다시 치러야 하는데 다섯 종목으로 치러지는 체력 검정 시험에서 어쩌다 한 번 실수해도 바로 탈락합니다.

    산불 진압의 노하우가 풍부한 전문인력이지만 고용이 불안정하다 보니 못 견디고 그만두는 대원들이 많습니다.

    [권오덕/서울국유림관리소 특수진화대장]
    "만약에 떨어지게 되면 가족의 생계 문제 그런 어려움 등이 있습니다. (새로 들어온 사람은)새롭게 일을 배워서 산불이 났을 때 다시 진압하러 올라가야 합니다."

    교대 인력이 부족해 밤낮 구분없이 화재 현장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지만 임금은 일당 10만원입니다.

    열악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혼신의 힘을 다한 특수진화대의 활약이 알려지면서 산림청은 앞으로 특수진화대의 규모를 2배 이상 늘리고 장기적으로 무기계약직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유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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