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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안 돼"…당신은 치매에서 자유롭나요?

"우리 동네 안 돼"…당신은 치매에서 자유롭나요?
입력 2019-04-08 20:34 | 수정 2019-04-08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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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그래도 중증인 치매 환자들은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네덜란드 사례를 좀 볼까요?

    치매 요양마을인데요.

    슈퍼도 있고 미용실도 있는데 여기 직원들 모두 치매 전문 요양사입니다.

    그렇다보니 치매 환자들은 요양원 건물이나 집에서만 지내지 않아도 됩니다.

    이렇게 일생 상활도 가능하고 제약이 줄다보니까 여생을 더 오래, 편하게 지낸다고 하는데요.

    국내에서도 비슷한 중증 치매 마을 조성을 준비 중인데 난관에 부딪혀 있습니다.

    그 실태를 남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양주시 기산저수지 인근 마을.

    길 양옆으로 '용산구 치매마을 반대' 현수막이 빼곡히 걸렸습니다.

    안그래도 요양병원이 많은데 치매마을까지 들어서면 동네 이미지가 나빠진다는 겁니다.

    [인근 상인]
    "좋아하는 사람 한 사람도 없어. '요양원만 많이 있더라' 그러면 누가 투자를 하고 들어오려고 하느냐고…"

    서울시 용산구는 양주시에 있는 용산가족 휴양소에 치매노인 1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요양시설을 지을 계획입니다.

    용산구 안에 지으려면 2천억 원 가량 드는데 이곳은 비용을 10분의 1로 줄일수 있기 때문입니다.

    빗발치는 반대 민원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용산구청 관계자]
    "(용산구에는) 들어올 수가 없습니다. 현재 상태에서는. (다른 시설 들어올 때도) 미친사람들이 거리를 활보한다고 이런 식으로 유언비어를 퍼트리더라고요."

    이곳 뿐만이 아닙니다.

    충남 천안 목천읍에도 시립 치매노인 요양시설이 들어설 예정인데 하루가 멀다하고 반대 민원이 끊이질 않고 있고, 서울 송파구는 부지선정을 해놓고도 2년 동안 착공을 못하고 있습니다.

    [송파구 주민]
    "결사 반대죠. 치매 있으신 분들이 바깥에 나오고 그럴 때, 애들이나 주민들하고 마주치게 되면 사고의 위험도 있고, 그분들한테도 좋은 건 아닌 것 같아요."

    이처럼 치매를 남 일로 보고, 멀리 하는 시선이 여전한 게 사실입니다.

    [박정례/치매환자 가족]
    "저도 감췄어요. 1년을 감췄어요. 알리고 싶지 않았어요. 일반 사람과는 대화하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당장 내년이면 치매환자는 80만명까지 늘어납니다.

    그런데도 치매 전담병동을 가진 곳은 전국에 81곳, 수용인원은 1천명에 불과합니다.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의료계에서도 중증 치매환자는 돌보기 힘들다는 등의 이유로 꺼리기 때문입니다.

    [이동영/서울광역치매센터 센터장]
    "주변에 (시설이) 오는 걸 꺼린다는 것은 내 문제를 해결되지 못하게 스스로 걷어차는 그런 행동이라고 할 수 있죠."

    당장 우리 가족들이 이용할 수도 있는 시설인데도 혐오시설이란 편견에 가로막혀 지자체들은 오늘도 새 부지를 찾고 있습니다.

    MBC뉴스 남재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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