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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폭행 신고했더니…못 들은 척·못 본 척·몰랐던 척

[단독] 폭행 신고했더니…못 들은 척·못 본 척·몰랐던 척
입력 2019-04-09 19:55 | 수정 2019-04-0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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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신림동 일대 술집에서 접대를 받아온 '투캅스 비리 경찰' 소식, 어제 전해드렸죠.

    그런데 술집과의 유착 관계에 지구대 경찰들까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손님이 유흥업소 직원들에게 갈비뼈가 부러질 정도로 폭행당해서 신고를 했는데도, 경찰들은 술집 종업원 말만 듣고 그냥 돌아갔습니다.

    또, 중상을 입은 피해자에게 직접 구급차를 부르게 했다고 하는데요.

    이지수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1월 11일 새벽 4시 56분.

    술집 종업원들과 시비가 붙어 폭행을 당한 손님 오 모 씨가 112에 신고 전화를 겁니다.

    [112 신고전화(1월 11일)]
    "나 지금 맞았는데요. 신림동 00주점이요."

    경찰이 오지 않자 19분 뒤, 오 씨는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112 신고전화(1월 11일)]
    "나 지금 폭행 당해 가지고 갈비뼈가 부러졌는데 얼른 오셔요 빨리. (아까 신고하셨잖아요, 경찰관 못 만나셨습니까?)"

    오 씨가 경찰을 못 만났다고 말하자, 이번엔 만난 걸로 돼 있는데 무슨 소리냐는 반응이 돌아왔습니다.

    [112 신고전화]
    "네 못 만났어요. (만난 걸로 돼 있는데요.) 나 지금 병원 가야 돼 지금."

    알고 보니 최초 신고 직후 출동했던 경찰이 "별 일 없다"는 술집 종업원 말만 듣고 돌아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구대 출동 경찰관]
    "(첫 번째 (출동 때) 왜 확인도 안하고 그냥 돌아갔습니까?) 네 그러게요. 저희가 현장 갔을 때 방에서 우리 선생님이 계신 줄은 몰랐고…"

    두 번째 신고로 현장에 도착한 경찰.

    이번엔 갈비뼈가 부러진 오 씨에게 "직접 119를 부르라"고 말했습니다.

    [오 모 씨]
    "제가 그랬어요. '나 살려주십시오. 죽을 것 같습니다.' 근데 경찰관이 하는 얘기가 '당신이 112 신고 했으니까 119 불러서 가라'고 하더라고."

    결국 오 씨는 119에 직접 전화를 걸어 병원에 갔고, 경찰은 오 씨를 폭행했던 술집 종업원들을 지구대에 데려가지도 않았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주변 유흥업소 관계자들은 지역을 담당하는 지구대와 술집주인과의 유착 의혹을 제기합니다.

    [유흥업소 관계자 A]
    "지구대도 똑같습니다. 지구대도 똑같아요. 거기서도 (유착이) 또 있습니다. (가해자한테) 찍소리도 못해요."

    사건을 접수하지 않거나, 신고 접수를 해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는 불만도 터져 나왔습니다.

    [유흥업소 관계자 B]
    "'사건 올라온 거 있는데 일단 끼워넣는다'고…(끼워넣는 게 뭐에요?) (지구대) 서류에 끼워넣겠다는 거예요. 안 올라가고 위로."

    이 같은 유착 의혹에 대해 관악경찰서는 반발했습니다.

    유착의혹을 제기하는 업소 관계자들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폭행사건 처리 과정에 대해 경찰은 1차 신고 직후 현장에 갔지만 오 씨를 만나지 못했고, 술집 종업원 중 한 명이 자신이 신고자라고 말해 별일이 없는 줄 알고 돌아갔다고 해명했습니다.

    관악경찰서의 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은 비리 혐의로 이미 입건한 '투캅스 경찰' 백 경장과 강 경사 이외에도 지구대 차원의 유착이 있었는지 확인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이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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