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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전 '비리' 순경의 소나타…'아우디' 되기까지

27년 전 '비리' 순경의 소나타…'아우디' 되기까지
입력 2019-04-09 20:01 | 수정 2019-04-0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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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 1992년 5월 25일자 뉴스데스크 영상입니다.

    "어제 밤 MBC 뉴스센터 카메라출동에 고발된 불법 심야유흥업소와 단속경찰관의 비리, 어떻습니까?"

    "유흥업소의 심야영업을 묵인하고 업주로부터 승용차를 받은 것으로 보도된 강남경찰서 형사계 석** 순경과…"

    여기에서 불법 업소의 뒤를 봐준 것으로 등장하는 강남경찰서 형사계 석 순경, 바로 어제 경찰에 입건된 석모 경정과 같은 사람입니다.

    석 경정은 27년전에는 업소 주인으로부터 소나타 승용차를, 이번엔 전직 경찰로부터 아우디 승용차를 싸게 구입했습니다.

    그러고도 요직을 거치면서 승승장구했는데요.

    비결이 뭐였는지 이기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강남의 한 술집에 단속반이 들이닥치자 여성 접대부들이 혼비백산 도망갑니다.

    한쪽에서는 물을 타서 가짜 양주를 만들고, 술값 시비로 손님과 주인간에 싸움까지 붙었습니다.

    [술집 손님(1992년 5월 뉴스데스크)]
    "양주 2병 마셨어요. 76만 1천원이 나왔는데요. 좀 과한 거죠. 그래서 저는 아직 못내고 있어요."

    지금으로부터 27년 전인 1992년 5월.

    서울 강남의 한 술집이 불법 심야 영업을 하다 MBC 카메라출동에 적발됐습니다.

    이 술집은 불법으로 여성 접대부를 고용했고, 접대부 중엔 심지어 미성년자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이 술집과 경찰들과의 유착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당시 취재팀이 확인한 유착 경찰관은 강남경찰서 형사계 석모 순경.

    [술집 종업원(1992년 5월 뉴스데스크)]
    "가게 사장이요. 어려울 때 가게 무슨 나쁜 일이 있을 때 단속에 걸린다거나 그런 일이 있을 때 그 형사(석 순경)가 도와주고 그래 갖고…"

    이때 석 순경이 뒤를 봐주는 대가로 술집주인의 소나타 승용차를 타고 다녔다는 겁니다.

    [술집 종업원(1992년 5월 뉴스데스크)]
    "(뒤를 봐주는) 그 보답으로 사장이 쓰던 차를 줬어요. 형사한테요. 그러니까 지금도 일들 봐주고 있어요. 형사가 같이 다니면서…"

    술집 주인의 자동차 등록원부를 보면 석모씨가 소나타 차량을 인수한 걸로 나오는데 이 석씨가 바로 강남서의 석순경이었습니다.

    석 순경이 당시 타고 다니던 차는 르망.

    당시 신차가격으로만 3배 비쌌던 술집주인의 소나타를 자신의 르망 승용차와 바꾼겁니다.

    보도 이후 석 순경은 내부 감찰을 받아 감봉 1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았습니다.

    [1992년 5월 뉴스데스크]
    "석** 순경에 대해서는 뇌물수수 혐의로 조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3년 후인 1995년 12월 대통령이 공무원 1만명을 사면해주면서 석 순경도 징계가 취소됐습니다.

    그로부터 27년이 지나는 동안 비리 전력이 지워진 석 순경은 승진에 승진을 거듭해 경찰서장 바로 아래인 경정까지 진급했습니다.

    하지만 석 경정의 수상한 자동차 사랑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석 경정은 오늘 자동차 때문에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습니다.

    [석 경정]
    "석과장 아니라도!"
    ((혐의) 인정하지 않으시는거죠?)
    "어."

    27년 전에는 소나타였지만 이번에는 고급 수입차 아우디 A7이었습니다.

    석 경정은 지난 2017년 5월 전직 강남경찰서 출신인 후배 경찰관 강모씨에게 아우디 A7을 4천9백만원에 샀습니다.

    출고 2년 밖에 지나지 않았고 주행거리도 6만 킬로미터였던 아우디를 시세보다 3백만원 이상 저렴하게 구입한 겁니다.

    더구나 석경정에게 차를 판 사람은 클럽 버닝썬의 미성년자 출입 사건 무마를 위해 2천만원을 받고 브로커로 나섰던 전직 경찰관 강모씨였습니다.

    경찰은 석경정이 차를 싸게 구입하는데 대가성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석 경정은 "27년 전 소나타 구입과 2년 전 아우디 구입은 모두 정상적인 중고차 거래였으며 불법 업소의 뒤를 봐준 적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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