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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은행에 묻어둘걸"…참을 수 없는 '수익률'

"차라리 은행에 묻어둘걸"…참을 수 없는 '수익률'
입력 2019-04-09 20:18 | 수정 2019-04-0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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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직장인들, 노후 대비하려고 퇴직 연금 많이들 가입합니다.

    보통 어느 금융사에 맡겨 놓고 잘 운용 하겠거니 하면서 신경 안쓰기 쉬운데요.

    그런데 그 수익률을 따져 보면 그냥 은행에 묻어두는 것보다도 못하고 특히나 우리나라의 퇴직연금이 심하다고 합니다.

    왜 그런 건지, 노경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여기 두 개의 수치가 있습니다.

    1.5% 와 1.01%.

    1.5%는 작년 물가상승률, 1%는 작년 퇴직연금 수익률입니다.

    물건 값이 오른 것보다 퇴직연금이 올라간 정도가 더 낮다는 얘기니 실질적으론 마이너스, 손해를 봤다는 거죠.

    주로 예적금에 넣어서 원금이 보장되는 DB형, 주식에 투자해 손해가 날 수도 있는 DC형, 두 가지 방식의 평균치가 1%대라는 건데, 작년엔 주식시장 상황이 안 좋아서 특히 DC형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DC형은 그렇다 치더라도 문제는 전체의 90%가 가입해있는 DB형입니다.

    정기예금 금리 2%에도 훨씬 못 미치는 건 왜일까요?

    퇴직연금 운용사들이 수익률은 낮아도 수수료는 그대로 받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챙긴 수수료가 작년 한 해에만 9천억원입니다.

    그렇다고 운용사들이 수수료만큼 운용을 적극적으로 하느냐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고객 눈치를 볼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국내 퇴직연금 가입자 10명중 9명은 한번 가입하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투자방향을 바꾸게 한다거나 수익률이 더 높은 회사로 옮긴다거나 그런 행동을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냥 내버려 두는 겁니다.

    일본만 해도 64%가 운용지시, 즉 투자방법을 바꿉니다.

    [박학순/금감원 연금금융실장]
    "퇴직연금이란 게 노후보장이라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선택하는 가입자들이 결국은 보수적으로 운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다보니 지난 5년간 국내 퇴직연금 연환산 수익률은 2.3%로 OECD 평균 3.8%에 훨씬 못미칩니다.

    금융당국은 전문가가 대신 투자하는 기금형 퇴직연금을 도입하거나, 가입자의 운용지시가 없어도 금융회사가 알아서 최선의 투자를 하는 '자동투자 제도'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다른 노후대비 금융상품으로 정부가 세제혜택까지 주며 장려했던 연금저축은 상황이 나을까요?

    지난 17년 동안의 수익률을 보니 펀드형을 제외하고 신탁과 생명보험, 손해보험사 상품 모두 저축은행의 적금 수익률보다 낮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노년에 받는 수령금도 월 26만원에 그쳐, 역시 노후대책이란 말이 무색했습니다.

    MBC뉴스 노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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