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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관망' 모드 美…"빅딜 외엔 타협 없다"

일단 '관망' 모드 美…"빅딜 외엔 타협 없다"
입력 2019-04-12 19:41 | 수정 2019-04-1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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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인 발언을 정리해보면 '빅딜과 제재 유지'라는 기존 입장에서 크게 달라보이지 않습니다.

    액면 그대로 여전히 강경하다고 봐야할지, 아니면 전략상 협상의 여지는 남겨두고 하는 말인지, 워싱턴 박성호 특파원의 리포트 먼저 보시고 직접 질문해보겠습니다.

    ◀ 리포트 ▶

    빅딜, 빅딜.

    북한이 빅딜을 받지 않아 하노이 협상장을 걸어나왔다던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도 빅딜을 강조했습니다.

    한국 정부에서 고민해온 '점진적 해법'이 향후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또 그렇다고 대놓고 손을 들어주진 않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다양한 '스몰딜'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단계적으로 하나씩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빅딜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빅딜은 핵무기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압박 차원에서 지렛대로 삼아온 대북 제재는 더도 덜도 않는, 지금 이대로의 현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제재가 그대로 유지되길 바랍니다. 솔직히 엄청나게 강화할 선택지도 있었지만,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 때문에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금강산, 개성공단 재개를 고리로 북한을 협상 무대로 끌어내보겠다는 아이디어도 당장은 아니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금강산, 개성공단 재개는) 적당한 때가 되면 전적으로 지지할 것입니다. 지금은 때가 아닙니다. 때가 되면 북한을 크게 지원할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에 식량을 보내는 등의 인도적 지원은 괜찮다면서 약간의 여지는 뒀습니다.

    ◀ 앵커 ▶

    박성호 특파원, 사실 앞에 두 보도가 서로 다른 흐름으로 읽힌단 말이죠.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 기자 ▶

    두 가지가 겹쳐 있습니다.

    하나는 미국이 북한과 계속 대화를 하겠다, 외교적 협상이라는 노선을 이어가겠다는 게 있고요.

    또 하나는 하지만 그 방법론으로는 강한 압박과 제재를 유지해서 북한의 행동을 이끌어내겠다는 미국의 기존 전략을 재확인했다는 게 있습니다.

    사실 이 둘은 어찌 보면 모순된 측면이 있죠.

    하노이 이후 북미 협상에서 미국이 보여주고 있는 양면적인 입장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앵커 ▶

    그럼 미국 현지에서는 오늘 회담을 어떻게 평가하는 분위기입니까?

    ◀ 기자 ▶

    미국에선 앞서 말씀드린 두 흐름 중에서 앞의 것, 그러니까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쪽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에서 갑자기 깼던 협상판을 다시 살려보고 싶어한다고 미국 언론들은 짚었습니다.

    앞서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 육성으로 나갔던 부분이죠.

    "지금은 빅딜을 얘기하는 시점이지만, 다양한 스몰딜도 있을 수 있다"고 한 부분, 이것이 앞으로 북한과의 점진적 해법을 열어놨다고 뉴욕타임스는 주목했습니다.

    이걸 북한과의 화해를 추구하는 톤으로 이 신문은 봤는데 그런 점에서 이번 회담은 문재인 대통령의 작은 승리로 볼 수 있다고 썼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섣불리 양보하면 안된다며 눈에 불을 켰던 미국 주류 언론들의 예민함도 묻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 ▶

    그렇다 해도 청와대와 백악관 사이에 입장차가 감지되긴 했어요.

    ◀ 기자 ▶

    표면적으로는 그런 점이 없지 않습니다.

    방금 전해드린 점진적 해법 부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면전에서 좋은 아이디어라고 직접 화답하진 않았고요.

    금강산, 개성공단 재개 문제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선을 그었죠.

    문재인 대통령은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이른 시일 내에 했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하겠다고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런 부분들에 대해 한미간 큰 이견이 노출돼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고, 비핵화를 위해 두 정상이 허심탄회한 논의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주목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간에 접촉이 있으면 북한의 의중을 파악해서 빨리 알려달라고 한 대목이죠.

    이건 거꾸로 보면 오늘 비공개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뭔가 북한에 메시지를 전해달라고 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낳고, 두 정상 간에 비핵화 해법에 대한 내밀한 협의가 있지 않았나 하는 추측도 낳습니다.

    ◀ 앵커 ▶

    결국엔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이 또다시 중요해진 상황인 거죠?

    ◀ 기자 ▶

    그렇습니다.

    과거 국무부에서 북미 협상을 맡았던 조셉윤은 북미 양측을 대화의 장으로 어떻게 복귀시킬 것인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임무가 됐다고 봤고요.

    국가이익센터 해리 카지아니스 국장은 MBC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앞으로는 북미 사이에서 촉진자뿐 아니라 구세주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어느때보다 문대통령의 짐이 무거워졌다는 얘기죠.

    다만 오늘 회담을 북한 입장에서 어떻게 볼지, 북한이 반길만한 선물은 눈에 띄진 않지만 대화 재개의 신호를 북한이 어떻게 소화할지가 앞으로 중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앵커 ▶

    네, 지금까지 워싱턴 박성호 특파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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