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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며 보냈는데…"필요 없는 옷이 넘쳐요"

"힘내라"며 보냈는데…"필요 없는 옷이 넘쳐요"
입력 2019-04-12 20:16 | 수정 2019-04-1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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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강원도 산불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을 위한 구호물품이 전국 각지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호품 가운데 헌옷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요.

    김형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강원도 고성군의 한 대학 체육관 앞에 택배상자가 수북이 쌓였습니다.

    옷 한벌 챙기지 못한채 대피한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겁니다.

    상자 안에는 이재민들에게 힘을 보태는 편지와 함께 한두 번 정도 입은 깨끗한 옷들이 들어있습니다.

    그런데 한쪽 옆 대형 트럭에는 이렇게 보내온 옷들이 포대에 담겨 실리고 있습니다.

    모두 폐기 대상입니다.

    한꺼번에 워낙 많은 물건들이 보내지다보니 쓸모 없는 것들은 구분해 폐기 처분을 하고 있습니다.

    주로 버리는 것들은 젊은 여성의 옷이나, 도시풍의 옷.

    아동복도 대부분 폐기 대상으로 분류됩니다.

    "아기 거는 어디 있어요?"
    (아동 건 따로따로…)
    "이거 아기 건데 버려?"

    고성군 측은, 주민 대부분이 고령자여서 이렇게 처리하는 거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막상 이재민들 가운데 젊은 여성이나 어린이가 몇 명이나 되느냐고 묻자, 답을 못합니다.

    화재가 난지 1주일이 지났지만 교육청에서 받은 초중고생 통계 외엔 이재민 800명의 연령대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고성군은 나아가 헌 옷이 많이 필요하지 않으니 옷 기부를 사양한다는 공지까지 올렸습니다.

    [고성군청 관계자]
    "70~80%가 다 옷으로 오기 때문에 옷은 넘쳐 나고 있습니다. 옷보다는 어르신들에게 맞는 용품들을 보내주시면 고맙겠다는…"

    이런 소식에, 오늘 고성군엔 보낸 옷을 다시 찾아가겠다는 기부자들의 항의 전화가 온종일 빗발쳤습니다.

    인터넷엔 이재민들이 새옷만 찾느냐는 비아냥까지 올라오는 등, 고성군의 헌옷 거부 공지는 온종일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MBC뉴스 김형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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