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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내고 119에 신고…"목소리 추적해 잡았다"

산불 내고 119에 신고…"목소리 추적해 잡았다"
입력 2019-04-14 20:16 | 수정 2019-04-1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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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서울 도봉구의 한 야산에 불을 지른 방화범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불이 커지자 당황한 이 남성은 119 신고 전화까지 했는데요.

    경찰 앞에서 주민인 것처럼 행동했지만 119 신고 전화에 남아있던 목소리 때문에 덜미가 잡혔습니다.

    조희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어제 오후 2시쯤, 서울 도봉동 야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습니다.

    불길은 수북히 쌓인 낙엽으로 옮겨붙어 1천제곱미터를 태웠습니다.

    119 상황실에는 18건의 신고 전화가 접수됐고, 출동한 소방관들은 20분 만에 불을 잡았습니다.

    당시 인근 파출소에서 근무하던 장순국 경위도 주민 서너명과 함께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동행한 40대 남성 1명의 행동이 유독 눈에 거슬렸습니다.

    [장순국/도봉1파출소 경위]
    "(이 남성이) 당황스러워하는 표정을 너무 많이 내는 거예요. 그래서 이상하다. 그리고 내 옆에서 119 신고를 하는 거야. 119에 '왜 빨리 안 오냐'"

    화재 진압을 마친 뒤 수상한 이 남성을 찾았지만 이미 어디론가 사라진 뒤였습니다.

    그러나 과도한 불안증세를 보이는 피의자를 경찰은 수상하게 여겼습니다.

    장 경위는 당시 119 신고 기록에 남은 연락처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이 남성의 목소리를 찾아냈습니다.

    "일일이 전화를 했습니다. 통화를 해보니 아까 전에 사건 현장에서 제 옆에서 119에 신고한 동일 목소리인 걸 확인했어요."

    4시간 만에 붙잡힌 방화 용의자는 인근에 살던 44살 허 모 씨로 '사는 게 힘들어 라이터로 불을 질렀다'고 자백했습니다.

    [허 모 씨/방화 용의자]
    (왜 불냈습니까?)
    "사는 게 힘드니까 그렇죠."

    허 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각보다 불이 크게 번지자 겁이 나 소방서에 직접 신고했다고 털어놨습니다.

    경찰은 지적 장애를 앓고 있는 허 씨를 일단 병원에 입원시킨 뒤 내일쯤 범행 동기를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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