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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으로 막아섰던 큰어머니…"비보 알릴 수 없어"

온몸으로 막아섰던 큰어머니…"비보 알릴 수 없어"
입력 2019-04-18 19:56 | 수정 2019-04-1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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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어제 참극으로 숨진 18살 여고생 최 모양은 시각 장애인이었습니다.

    최 양과 단둘이 살던 큰 어머니는 최양을 구하려고 피의자 안 씨와 필사적으로 맞서다 중상을 입었습니다.

    이런 안타까운 소식과 함께 흉기에 찔리고도 주민들을 대피시켰던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도 있었습니다.

    서윤식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하굣길에 뒤를 밟고, 집에 와 벨을 누른 뒤 숨는 등, 최양은 1년 넘도록 아랫집 안씨로부터 끔찍한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하굣길엔 보다 못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이 집에 데려다주기도 했을 정도였습니다.

    시각장애 1급에 다리도 불편했지만, 최양은 장애를 장애로 여기지 않는 밝은 성격이었습니다.

    [최양 유족]
    "이웃 사람들과 대등하게 존중해주니까 (최양도) 나도 이 사람들과 다를 것 없다, 똑같은 사람이다라는 마음가짐이 있었을 거예요."

    4살 때부터 최양을 거둬 키우며 단둘이 살아온 큰어머니 55살 강모씨는, 참사 당시 필사적으로 최양을 지키려다 4군데나 흉기에 찔리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강씨는 아직도 최양의 사망 소식을 알지 못합니다.

    [최양 유족]
    "병원 의료진 분들한테 절대 모르게 해달라고 했어요. 왜냐하면 지금도 계속 (최양을) 찾고 계시거든요. 소식을 알게 되면 진짜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몰라요."

    할머니와 12살 손녀가 숨지는 등 일가족 3대가 참변을 당한 금모씨 가족의 경우도, 며느리가 시어머니와 딸을 구하기 위해 안씨에게 달려들었다 흉기에 찔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머니와 처자식을 먼저 내려보낸 뒤 이웃들을 대피시키던 가장 금씨는 뒤늦게 가족의 참변을 알고 심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신도 안씨의 흉기에 다쳤으면서 끝까지 주민들을 대피시킨 관리사무소 직원의 활약도 알려졌습니다.

    30살 정모씨는 아파트에 비상벨이 울렸을 때 현장으로 가장 먼저 달려갔다가 얼굴을 찔렸지만, 피를 흘리면서도, 집집마다 문을 두드려 입주민들을 끝까지 대피시켰습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피가 줄줄줄 흐르더라. 피가 흘러서 병원에 가라고 해도 인계시켜 주고 갈 거라며 안 가고, 가라고 해도 안 가고…"

    정씨는 다친 주민들이 모두 병원으로 이송된 후에야 마지막으로 구급차에 올랐습니다.

    MBC뉴스 서윤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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