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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제모하고 나타났다…마약사범들이 '사는 길'?

또 제모하고 나타났다…마약사범들이 '사는 길'?
입력 2019-04-18 20:02 | 수정 2019-04-18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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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마약 투약 혐의를 계속해서 부인 하고 있는 박씨는 앞서 마약 검사를 하기 전에 제모를 하고 나타나서 경찰을 당황하게 했죠.

    로버트 할리씨의 경우에도 지난해 제모를 한 상태로 마약 검사를 받았었는데, 이렇게 마약 혐의자들이 제모를 하는데는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이문현 기자가 설명해드립니다.

    ◀ 리포트 ▶

    경찰은 마약 검사를 위해 박유천 씨 신체의 주요 부위 체모를 확보하려고 했지만 박 씨는 이미 제모를 한 상태였습니다.

    경찰은 결국 머리카락과 다리털 일부만 채취해 국과수에 정밀 검사를 맡겼습니다.

    필로폰 투약 혐의로 지난주 긴급체포된 로버트 할리 씨도 작년 2월 같은 혐의로 수사망에 올랐지만, 한달 뒤 제모를 하고 경찰에 나타났습니다.

    [경찰 관계자]
    "(작년 3월) 미국에서 전부 밀고 들어온 거 같아. 머리고 뭐고, 온몸에 있는 털은 다 밀었는데… 가슴에 몇개가 남았더라고…"

    이들은 왜 제모를 하고 나왔을까?

    마약 검사를 했을때 투약사실을 증명하기 좋은 체모는 우선 머리카락입니다.

    개인차가 있지만, 머리카락은 한달 평균 1cm씩 자랍니다.

    피의자의 머리 길이를 12cm로 가정해보면, 이론상으론 12개월 전 마약 투약 사실까지 잡아낼 수 있지만, 중간에 이발을 하기 때문에 보통 투약한 후 6개월까지 감정해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발에 남은 마약 성분은 탈색과 염색을 자주하면 검출이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모발검사와 함께 시행되는 소변 검사의 경우, 간이시약 검사에선 7일, 국과수 정밀검사조차 14일이 지난 마약 투약은 감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경찰은 보통 신체 중요 부위의 체모를 확보해 성분을 분석합니다.

    검사하기에 적당한 크기와 규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희준/변호사, 전 광주지검 차장검사]
    "체모 중에서 가장 길게 자란 털… 그런 위주로 뽑습니다. 가슴털이라든가 다리털 같은 경우에는 짧고 가늘기 때문에 그 안에 마약이 잔존해 있을 가능성 굉장히 약하잖아요."

    따라서 박유천 씨와 할리씨 처럼 제모를 하고 경찰에 출석하면 마약 투약 사실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경찰이 할리 씨의 가슴 털로 정밀 검사를 의뢰했을때 마약 성분을 검출하지 못했습니다.

    박유천 씨의 변호인은 "박 씨가 과거부터 주기적으로 신체 일부에 대해 제모를 했다"며 "경찰이 제모를 하지 않은 다리에서 충분한 양의 털을 채취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박 씨가 증거인멸을 목적으로 제모를 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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