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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전쟁터' 되는 물류창고…갈등 내막은?

밤마다 '전쟁터' 되는 물류창고…갈등 내막은?
입력 2019-04-19 19:56 | 수정 2019-04-19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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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전국에서 각종 농산물이 올라오는 수도권의 농협 물류센터가 요즘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농협측이 화물차 기사들과 계약을 갱신하는 과정에서 화물연대 소속 기사들을 제외시키면서 갈등이 커진 탓인데요.

    생존권을 지키려는 화물연대 소속 기사들이 물류센터를 점거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기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17일 새벽, 경기도 평택의 한 농협 물류창고 앞입니다.

    창고로 진입하려던 화물차량 앞으로 갑자기 쇠파이프를 든 남자들이 달려듭니다.

    기사가 놀라 후진하자 이번엔 돌멩이가 날아들어 차량 앞 유리에 금이 갑니다.

    [피해 화물차 기사]
    "아휴 기억하기도 싫죠. 잘못하면 여기서 진짜 병원에 실려갈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까지 들었거든요."

    이달 들어 경기도 평택과 안성 등지에서 이런 봉변을 당한 화물차량만 30여 대입니다.

    쇠파이프를 들고 차량을 막아서는 건 화물연대 소속 운전기사들입니다.

    화물연대 소속이 아닌 차량을 상대로 폭력을 휘두르는 겁니다.

    갈등이 폭발한 건 지난 달 말부터입니다.

    안성농협물류센터에서 해마다 계약해오던 화물연대 소속 기사들 70여 명과 더 이상 계약하지 않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입니다.

    반발한 화물연대는 지난 1일부터 물류센터를 점거했습니다.

    농협 측은 불법 점거라며 증거 수집에 나섰고, 화물연대는 농협 CCTV를 향해 골프채로 공을 날려가며 격렬히 버티고 있습니다.

    농협측은 임시로 물류창고를 구했지만, 화물연대측은 옮기는 곳마다 나타나 다른 차량 운행을 막고 있습니다.

    화물연대는 20년 넘게 일한 소속 기사들과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는 건 생존권 위협이자 노조 탄압이라고 주장합니다.

    [김정한/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본부장]
    "저희들도 기업들과 자본들과 상생을 하고 싶지, 투쟁을 하고 싶은 마음은 절대 죽어도 털끝만치도 없습니다. 노동조합을 각개격파하려고 하는 꼼수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오늘은 전국에서 5백여 명의 조합원이 모여 평택의 또 다른 물류센터에서 대규모 집회도 열어 재계약을 거듭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농협측은 완강합니다.

    지난해 10월에도 화물연대가 무리한 요구 끝에 물류창고를 점거해 10억원 넘는 피해를 봤다는 겁니다.

    앞으로 화물연대 소속이 아닌 운전기사들만 계약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김지환/농협물류 전략기획팀장]
    "화물연대가 농산물 운송차량에까지 폭력행위를 가해서 산지마다 차량 섭외가 잘 안되고, 운송비 또한 증가해서 농어민의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입니다."

    화물연대 측의 실력 행사가 시작된 지 19일째.

    농협을 통한 일부 물류 차질이 불가피한 가운데, 양측의 갈등은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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