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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 DMC'가 경기도?…이름 보고 가 보면 다른 동네

'상암 DMC'가 경기도?…이름 보고 가 보면 다른 동네
입력 2019-04-22 20:26 | 수정 2019-04-22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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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아파트 이름을 지으면서 행정구역상 옆 동네 이름을 넣는다면 이웃한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커질 수 있습니다.

    재개발지나 신도시 주변에서는 이렇게 옆 동네 이름을 딴 아파트 이름이 수십 개씩 생겨나고 있다는데요.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이유가 뭔지 강연섭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8천 세대가 입주할 경기도 고양시 향동지구입니다.

    아직 공사가 한창인데 이름이 확정된 7개 아파트 단지 가운데 6곳의 이름에 디지털미디어시티의 약자인 'DMC'가 들어가 있습니다.

    차로 10분 거리인 디지털미디어시티역과 가깝다는 이유입니다.

    행정구역은 경기도인데 이름만 서울 지명을 쓴 겁니다.

    [고양시청 관계자]
    "DMC라고 하면 서울로 인식하기 때문에 집값 올리려고…막을 수 있는 법적 수단이 없어요."

    서울 은평구와 서대문구 쪽을 가봤습니다.

    은평구에선 8개 아파트 단지가 이름에 넣던 지명을 수색에서 DMC로 바꿨습니다.

    서대문구쪽은 더 심합니다.

    DMC역과 2킬로미터 떨어진 명지대 근처까지, 새 아파트 이름에 DMC를 붙이거나 기존 이름을 바꾼 곳이 16곳에 이릅니다.

    [경기도 분당 주민]
    "아파트 보러 왔는데 저희도 헷갈려서…DMC로 하면 중복되는 게 많아서 (DMC) 그 뒤의 이름으로 찾아야 되겠더라고요."

    DMC 역을 중심으로 반경 3km를 살펴보니, 실제 DMC 지역에는 DMC를 붙인 아파트가 한 곳도 없는데, 주변에서는 모두 서른 개 단지가 이름에 DMC를 붙였습니다.

    [부동산 중개소]
    "(전체적으로 (DMC 아파트) 파악되나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기존 주변 아파트도 DMC를 붙이고 있어서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죠."

    이러다보니 다툼도 벌어집니다.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동네 이름을 따 녹번이라고 지었는데, 바로 맞은편에 들어설 새 아파트 단지는 녹번역, 한 글자 차이입니다.

    택배며 우편물 배달에 각종 혼란이 생긴다며 입주민들이 소송까지 검토했습니다.

    [아파트 관계자]
    "녹번역은 이쪽이고 그쪽은 응암동인데 왜 (아파트 이름에) 녹번역을 쓰냐 혼동하게끔…저희가 소송을 해서 다투려고 했어요."

    경기도 수원과 용인 일대에 들어선 광교 신도시.

    광교신도시가 처음 계획됐을 때는 제 뒤로 보이는 아파트까지만 신도시에 포함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변 아파트 단지 세 곳이 행정구역인 수지 대신 광교로 최근 이름을 바꿨습니다.

    [용인시청 관계자]
    "(아파트 이름 변경은)신고 사항이라서 저희한테 특별히 심사받을 내용이 없어요. 거부된 사례도 없었고요."

    가구당 2천만 원의 교통분담금을 내고 들어온 신도시 주민들은 타지역 아파트들이 반사이익만 챙기려 한다고 불만입니다.

    [광교신도시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
    "(교통)분담금을 많이 냈는데 다 비싸게 분양가에 포함된 건데, (타지역 주민들은) 다 무임승차하는 거죠. 집값 올리기 위한 기만행위죠."

    건설사들의 치열한 분양 전쟁과 집값을 조금이라도 높여보려는 입주민들의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아파트 지명을 둘러싼 쟁탈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MBC뉴스 강연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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