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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잿빛 폐허 뚫고 '파릇파릇'…참나무를 '소방수'로

[단독] 잿빛 폐허 뚫고 '파릇파릇'…참나무를 '소방수'로
입력 2019-04-30 20:01 | 수정 2019-04-30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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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번 화재 당시 산불이 커진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 게 바로 소나무였습니다.

    대표적인 침엽수, 소나무는 겨울에도 잎이 무성하다 보니 불이 잘 붙고 송진이 연료 역할까지 했다는 거죠.

    그래서, 산림청이 강원 동해안 지역에 불에 강한 활엽수를 대대적으로 심기로 했습니다.

    먼저 김윤미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불이 난 마을 뒷산을 하늘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시커멓게 불탄 부분이 소나무숲, 봄을 맞아 파랗게 새잎이 돋아나고 있는 곳이 참나무 등 활엽수입니다.

    산에서 갈색으로 보이는 곳은 아직 잎을 틔우지는 않았지만 죽지 않고 살아남은 다른 활엽수들입니다.

    소나무와 활엽수가 뒤섞인 이 산에서 소나무를 타고 번지는 불길을 활엽수가 가로막아 차단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산림과학원 조사팀과 함께 숲으로 들어가 불길에도 타지 않은 참나무를 살펴봤습니다.

    [김성용/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방재연구과 박사]
    "목질을 감싸고 있는 수피가 코르크층이거든요. 그 코르크층이 불이 왔을 때 목재를 태우지 않게 하는"

    반면 소나무숲은 불이 나면 거대한 불쏘시개가 됐습니다.

    활엽수는 겨울에 잎을 떨구지만 소나무는 겨울에도 잎이 빽빽하고, 소나무 송진에 불이 붙으면 순식간에 1,500도의 열기를 내뿜기 때문입니다.

    [김장호/고성군 주민]
    "물로 뿌리고 했는데 뭐 소용없어. 낙엽처럼 날아가서 불붙는데 꼼짝 못해."

    산림청이 최근 대형 산불의 위험이 큰 동해안에 소나무 대신 활엽수를 심기로 결정했습니다.

    불이 날 때마다 활엽수를 심어야 한다는 의견은 많았지만 산림청이 방침을 정하고 수종 선정에 착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종근/산림청 산림자원과 사무관]
    "(현재는) 산불피해지에 대해서만 용역을 하는 것이 되겠습니다. 이게 사례가 되면 동해안 지역의 산림관리에 있어서 하나의 방향이 설정될 수도 있겠습니다."

    소나무를 대신해 들어설 나무들의 후보는 굴참나무와 상수리나무 같은 참나무와 황철나무 등입니다.

    겨울에도 늘 푸른 소나무와 침엽수로 상징되는 강원도.

    소나무는 송이 같은 특용작물을 키우는데도 유리해 강원도의 효자 수종으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그러나 반복되는 최악의 산불에 강원도의 산과 숲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김윤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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