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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성추행 피해자 앞에서…"난 잘생겼으니 괜찮지?"

[바로간다] 성추행 피해자 앞에서…"난 잘생겼으니 괜찮지?"
입력 2019-04-30 20:08 | 수정 2019-10-0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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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바로간다> 인권사회팀 이지수 기잡니다.

    불교 3대 종파인 진각종에서 벌어진 성추행 사건을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진각종이 성추행 피해자들을 인사조치하고, 거기다가 입에 담기 힘든 2차 가해로 씻을 수 없는 상처까지 준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진각종이 운영하는 진각복지재단.

    지난 2015년과 16년 재단 여직원 2명은 진각종 최고권력자인 총인의 아들 김 모씨로부터 상습적인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습니다.

    [피해 여직원 A]
    "갑자기 안으셨어요. 힘을 굉장히 세게 줘서 제가 뒤로 주춤했는데도 풀리진 않더라고요."

    파문이 일자 재단대표이사였던 원혜스님은 피해 여직원들을 불렀습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원혜/진각종 총인 비서실장]
    "뭐 형·(총인 아들) 그거 솔직히 남자로 보면은 좀 못생긴 편에 속할 꺼라. 내가 봐도 그래요. 그럼 이래 나같이 잘생긴 정사(승려)가 그러면 괜찮고? 원래 그런거잖아. 흐흐흐흐."

    못생긴 남자가 성추행을 해서 폭로를 한 거고 자기처럼 잘생긴 남자면 괜찮을 거라는 말입니다.

    고통을 호소하는 성추행 피해자들을 조롱하듯 2차 가해를 한 것입니다.

    결혼을 못할 거라는 말도 합니다.

    [원혜/진각종 총인 비서실장]
    "00씨 결혼 안했죠?"
    (네.)
    "그러니까 봐라. 시집 못간다."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성추행 폭로의 배경에 불순한 의도가 있다며 피해자들을 인사조치하겠다는 협박성 발언을 합니다.

    [원혜/진각종 총인 비서실장]
    "이때 하필 터뜨리냐. 이는 누가 봐도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불순한 의도가 내포돼 있다고… 진각복지재단에 먹칠을 했던 사람들은 다 인사조치 할거야."

    성추행 피해자를 어떻게 인사조치할 수 있냐고 반문하자, 제일 큰 피해자는 자신이라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피해여직원·원혜/진각종 총인 비서실장]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요?)
    "아이 그거는 피해를 내가 제일 많이 입었어. 따지고 보면은. 우리 종단이, 복지재단이…"

    여직원들에게 경찰 고위층과의 친분을 과시하거나 다른 스님에겐 성추행 담당 경찰관에게 이미 손을 써놨다며 자신의 힘을 자랑했습니다.

    [원혜/진각종 총인 비서실장]
    "00경찰청장하고 밥 먹고 와야 하는데 밥을 못 묵어 갖고… 종암서에 '여자들 계속 추가 조사 필요하다' 해갖고 '세 번 더 불러라 피곤하게' 내 해뿓다. 장난치나. 내가 뭐 대한민국에 안되는 게 어딨어. 다 돼."

    이 면담이 끝나고 원혜스님은 실제로 피해 여직원 두 명을 대기 발령했습니다.

    성추행 당사자인 총인의 아들은 아무런 징계도 받지 않았습니다.

    피해 여직원들의 억울함은 쌓여갔습니다.

    [피해 여직원 B]
    "밤에 잘 못자고요, 몸살 뭐 이런 거 신경통 때문에 여러군데 (병원을) 좀 다녀요. 수면유도제 먹고 자고…"

    문제의 발언을 한 원혜 스님을 만나 피해자들을 왜 대기발령시켰냐고 물어봤습니다.

    [원혜/진각종 총인 비서실장]
    "이거는 징계가 아니고 내가 대표이사로서 좀 들어보려고 제가 대기발령을 했다가…"

    지금은 여직원들과의 관계가 너무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원혜/진각종 총인 비서실장]
    "(여직원들을) 5월 1일자로 보직 임명 했습니다."
    (원상복귀 시켰다는 얘긴가요?)
    "네. 원상복귀를 했기 때문에 자기들도 어제 만나서 그분들하고 다 대화가 됐고 현재는 다 좋은 분위기입니다."

    경찰에 압력이나 청탁을 한 사실도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원혜/진각종 총인 비서실장]
    (경찰에 손을 쓰시거나 조사를 늦춰 달라고…)
    "아니 손 쓴다고 될 게 아니죠. 양자 다 불러서 조사를 해가지고 끝난 상황인데 그 날짜가 정해져 있는 상황인데 내가 힘쓴다고 그게 되는 게 아니죠."

    여직원들 앞에서 했던 말과는 완전 딴판입니다.

    피해자들은 도대체 자신들이 뭘 잘못했길래,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피해 여직원 B]
    "(진각종과) 헤어지게 되면 다시는 복지를 안하고 싶어요. 그렇게 얘기하고 싶어요. 복지계에서 만나지 말자…"

    총인의 아들은 성추행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입니다.

    ==============================

    ◀ 기자 ▶

    계속해서 바로간다 인권사회팀 장인수입니다.

    성추행과 갑질의혹에도 진각종 최고 지도부는 건재합니다.

    서울시의 특별감독에 문제가 있었다는 정황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어제에 이어 조금 더 파헤쳐보겠습니다.

    ◀ 리포트 ▶

    서울시는 지난해 8월 진각복지재단에 대한 특별지도감독을 실시했습니다.

    당시 서울시가 감독과정에서 확인한 진각복지재단의 헌금내역입니다.

    재단측이 2016년 9월에 소나무를 심는다며 헌금을 강요했다고 돼 있습니다.

    당시 직원들이 받은 카카오톡내용입니다.

    관장과 간부들의 이름과 내야할 헌금 액수가 적혀 있습니다.

    이 카톡을 보낸건 다름 아닌 진각종 최고지도자인 총인의 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2016년 당시 재단 대표는 바로 총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서울시는 총인은 그대로 놔두고 2018년 재단대표인 회성스님을 해임시켰습니다.

    총인과 그 아들이 져야 할 책임을 2년 뒤의 재단 대표에게 전가한 것입니다.

    총인은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진각종 안팎에선 서울시 특별감독을 두고 총인 일가를 봐주기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상민/진각복지재단 해임 시설장]
    "이게 뭐 (서울시가) 용역회사도 아닌데 맞춤 감사를 나오고 감사 결과까지 짜맞춘 것 아니냐…"

    특별감독을 나온 서울시 공무원들의 태도도 이런 의혹을 키웠습니다.

    감사과정에서 적발된 재단의 위반행위들을 덮어주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겁니다.

    [서울시 조사관(감독 당시 녹취)]
    "(재단 위반 사항을) 아예 문서에 안 담으려고 했던 거죠. 저희가 양심을 속여서라도 숨기고 싶은, 숨길 수 있었던 거죠."

    또 특정 시설장을 지목해 해임시키라고 요구했습니다.

    [서울시 조사관(감독 당시 녹취)]
    "법인에서 해임 안시켜도 그냥 우리가 고발해서 형사 처벌로 그 분(시설장)은 간단하게 정리된다."

    그런데 서울시가 해임을 요구한 시설장은 총인도 자르려고 한 사람이었습니다.

    [원혜/진각종 총인 비서실장(지난 4월)]
    "총인님부터 당신 자르라고 지X이다. 그리고 길정수(시설장)는 전화해갖고 4월 말일 날짜로 사표 써서 보내라고 해라."

    실제로 총인 측이 지목했던 시설장 2명은 서울시의 특별감독 이후 해임됐습니다.

    서울시는 총인을 징계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특별감독은 진각복지재단에 대한 것이며 종교법인인 진각종에 대한 것이 아니라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총인 측의 눈 밖에 난 시설장을 해임시켰다는 의혹에 대해선 "내용자체가 황당하며 말도 안되는 의혹"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진각종 측도 "해당 시설장들이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했다"며 표적 해임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해명에도 불구하고 서울시 특별감독에 대한 의문들은 여전합니다.

    또 서울시가 의혹을 자초한 면은 없는지 특별감독 과정에 대한 면밀한 감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바로간다 장인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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