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양효경

글 '꼭꼭' 숨겨둔 어린이의 아버지…290여 편 발굴

글 '꼭꼭' 숨겨둔 어린이의 아버지…290여 편 발굴
입력 2019-04-30 20:24 | 수정 2019-04-30 22:29
재생목록
    ◀ 앵커 ▶

    "모든 것이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잔디풀, 버들잎까지 우쭐 우쭐하는 오월 초하루는 참말 새 세상이 열리는 첫날이었습니다."

    소파 방정환이 어린이 날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마음을 담아 쓴 동화의 한 구절입니다.

    '어린이'라는 말을 처음 쓰고 '어린이 날'을 만든 방정환은 어린이를 위한 글도 많이 남겼습니다.

    학자들이 오랜 연구 끝에 그의 글을 하나로 집대성했는데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290여 편이 새로 발굴됐습니다.

    양효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방정환이 창간한 문예지 <신청년>에 실린 타고르의 시 '자유의 낙원' 입니다.

    번역자 이름이 'C W' 약자로만 되어 있어 누구인지 정확히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린이> 잡지 목차를 보니 방정환의 대표작 '귀뚜라미 소리'의 저자 이름이 'C W'로 적혀 있습니다.

    '정환'의 약자로 추정됩니다.

    [염희경/한국방정환재단 연구부장]
    "필명으로 이제 확인을 하는데요. '귀뚜라미 소리'라는 작품은 방정환의 대표적인 동요이거든요. 그래서 '아, 이때의 'C W'는 그럼 방정환이다'…"

    콜럼버스의 달걀 일화를 소개한 작자 미상의 글 '콜롬보의 알'도 필명을 교차 확인해 방정환의 글로 밝혀냈습니다.

    그동안 그의 글로 추정된 자료는 5백여 편.

    '깔깔박사', '북극성', '몽중인', '은파리' 등 20개가 넘는 필명을 사용해 정확한 작품 편수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염희경/한국방정환재단 연구부장]
    "필자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한 사람이 여러 작품을 써야 되는 그런 점들이 있었고요. 또 하나는 당시 (일제의) 검열이 워낙 심했기 때문에 민감한 내용의 글은 누가 쓰는지를 가리기 위해서 굉장히 많은 필명들을 (사용했어요.) 마치 '숨은 방정환 찾기'라고…"

    학자들이 8년여의 연구 끝에 새로 발굴한 자료와 미공개 자료 등 290여 편을 추가로 확인했고, 모두 7백여 편으로 정리했습니다.

    <어린이> 잡지의 별책 부록인 <어린이 세상>은 실물이 세상에 처음 알려졌고, 당시 일제의 식민지 교육에 대한 비판의식을 엿볼 수 있는 글도 새로 발굴됐습니다.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 우리의 미래인 어린이에게 생각의 힘을 일깨워주고자 했던 소파 방정환.

    이번에 발굴된 자료들을 토대로 그 정신을 기록하고 재조명하는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양효경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