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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개인 계정 무단 열람…'열어본 편지'도 삭제

[단독] 개인 계정 무단 열람…'열어본 편지'도 삭제
입력 2019-05-01 19:50 | 수정 2019-05-01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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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그런데 유출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더 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네이버측이 잘못 발송한 이메일을 회수하겠다면서 동의나 통보도 없이 개인 편지함까지 뒤져서 삭제해 버린 건데요.

    당사자들은 네이버측이 평소에도, 사적인 개인 메일까지 모두 들여다볼 수 있는 거 아니냐며 황당해 하고 있습니다.

    양효걸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네이버가 보낸 개인정보 이메일들은 블로거들이 열어본 뒤 개인 편지함에 그대로 남겨졌습니다.

    그런데 어제 오후 1시, 문제의 메일들이 순식간에 삭제되기 시작했습니다.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로그인해야 볼 수 있는 개인편지함의 메일들을 네이버 관리자가 무단으로 삭제한 겁니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1시에서 2시쯤 들어가니 그냥 그 메일이 사라져 있는 거예요. 흔적도 없이."
    ("동의를 받고 한 건가요?")
    "(이메일) 회수요? 그냥 없어졌어요."

    이 과정에서 네이버는 동의를 구하는 절차는 물론, 어떠한 통보도 하지 않았습니다.

    네이버의 경우, 잘못 전송된 메일은 상대방이 읽기 전에 취소하는 기능이 있지만, 메일을 읽은 뒤에는 발신자조차 삭제할 수 없습니다.

    읽은 메일은 모두 사적인 영역인 개인편지함에 저장되기 때문입니다.

    마치 실수로 잘못 송금된 돈이라 하더라도, 한 번 다른 사람의 계좌에 들어가면 은행에서 마음대로 인출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권헌영/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개인에게 송달이 완료된 상태, 그래서 관할 범위가 개인에게 넘어간 상태를 이미 보낸 사람이 다시 들어가서 열어보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피해자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메일이 없어지니까 (네이버가) 내 개인 메일도 볼 수 있는 거 아닌가, 내 개인 메일을 열어본 건가 하는 생각을 하니까."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개인정보의 추가 유출을 막기 위해 임의 삭제가 불가피했다면서 인터넷 진흥원과 협의해 조치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네이버 관계자]
    "방통위쪽에 먼저 오전 중에 신고가 됐고, 그리고 나서 키사(인터넷 진흥원)와 협의를 진행한 다음에 적극적인 피해 예방을 위해서 읽은 메일까지도 회수를 한 거예요."

    그러나 확인 결과, 인터넷 진흥원은 신고만 접수했을 뿐, 구체적인 조치에 대한 협의를 진행한 일 자체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네이버 사상 초유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일방적인 메일 삭제 조치까지 더해지면서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양효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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