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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낳는 거위'는 옛말…위기의 면세점들

'황금알 낳는 거위'는 옛말…위기의 면세점들
입력 2019-05-01 20:22 | 수정 2019-05-0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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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국내 면세점들이 지난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한화가 누적된 적자를 이겨내지 못하고 면세점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혔습니다.

    겉으로는 매출이 증가하지만 속으로는 적자가 커지는 이 기이한 현상 뒤에는 중국 보따리상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국내 면세점의 기형적 구조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지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시내 한 면세점.

    중국 노동절 연휴를 맞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입니다.

    하지만 면세점의 주요 고객은 따로 있습니다.

    중국인 보따리상, '다이궁'입니다.

    [관계자 1]
    "전체 면세 시장의 70~80%가 다이궁 매출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이궁은 비투비 거래…"

    다이궁은 한국 면세점에서 대량구매한 상품을 중국으로 가져가 되팝니다.

    사드보복으로 한국관광이 제한된 이후 크게 늘었습니다.

    업계에서는 "단체관광객을 가득 실은 대형버스 3대가 와도 '다이궁' 1명보다 매출이 안 나온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면세점들 사이에서는 다이궁들을 얼마나 많이 유치하느냐가 관건.

    그래서 다이궁을 보내주는 여행사에 지급하는 '송객수수료'가 관행이 됐습니다.

    [관계자 2]
    "100을 저희가 팔면 다이궁한테 20을 돌려주는 겁니다. 여행사에서 이만큼 다이궁을 보낼테니 너네가 우리한테 송객 수수료를 얼마를 줘라."

    '송객수수료'는 한 때 매출의 40%까지 치솟았습니다.

    다잉궁 숫자도 1년만에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다이궁에 기댈수록 면세점 수익은 줄어듭니다.

    그러나 2015년 이후 면세점이 7곳이 더 생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다이궁 의존도는 점점 높아졌습니다.

    [D 면세점 관계자]
    "면세 시장 자체가 굉장히 기형적이고 '다이궁'들에 의존하는 시장구조다 보니까 (선두 업체들이) 규모의 경제를 가지고 송객수수료와 할인율로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면 후발주자인 저희들은 그냥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으니까…"

    한화 갤러리아가 면세접 사업에 진출한 지 4년만에 철수를 택한 것도 이 때문.

    규모는 매년 최고 매출액을 갱신하면서 커졌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수백억원 씩 적자가 쌓였습니다.

    두산 두타면세점 역시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가 600억원에 달하고, SM면세점도 700억원 가까이 손실을 봤습니다.

    [유창조/동국대 경영대학원 교수]
    "유통 구조상에서 봐야하거든요. (다이궁) 의존도가 높으니까 위험할 수도 있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보기는 어려워요."

    두산이나 SM은 한화와는 달리 면세점 사업을 접을 계획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업계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성사되면 한한령이 풀리면서 단체관광객도 급증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지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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