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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후보의 비밀 캠프?…정보 경찰의 '민낯'

여당 후보의 비밀 캠프?…정보 경찰의 '민낯'
입력 2019-05-02 20:15 | 수정 2019-05-02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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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경찰 정보조직이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깊숙하게 개입한 사실을 보여주는 문건이 확인됐습니다.

    당시 야권 단일후보인 박원순 변호사의 동향과 약점을 파악하고,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의 선거전략을 제시하는 문건들인데, 이명박 전 대통령이 갖고 나온 청와대 기록물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박소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오세훈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찬반투표 패배로 치러진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박원순 변호사가 안철수 당시 서울대 교수와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선거 판세는 크게 요동쳤습니다.

    [안철수(2011년 9월)]
    "저는 이번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야권 후보 단일화 바로 다음날 정보경찰이 청와대에 보고한 문건입니다.

    '안철수·박원순 단일화, 좌파결집 가속화'란 제목으로 "박원순 변호사가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대한 조치사항으로 "박 변호사의 이념적 성향과 관련된 공세를 강화해 보수층 결집을 유도해야 한다"는 선거전략을 제시합니다.

    다른 문건에선 당이 전면에 나서 박원순 검증공세를 주도하지 말고 보수언론과 단체를 적극 활용해 신뢰성을 높이라고 조언합니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후보등록을 마친 다음 날에는 나 후보에 대한 맞춤형 전략도 제안합니다.

    "학원 재벌의 딸로 온실 속 화초 등 귀족적 이미지가 강해 서민층으로 표를 확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유약한 이미지를 고려해 경륜을 갖춘 인물을 정무부지사로 내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내용입니다.

    이 문건들은 경찰 정보조직이 생산해 이명박 정권 청와대에 보고됐는데, 지난해 검찰이 영포빌딩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했습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그런 문건을 본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지는 선거는 정보와 돈이 없다'라는 그 당시 인터뷰 한 것 한 번 보시면 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혀 제가 그런 보고를 받거나 한 적이 없다는 말씀 드립니다."

    하지만 경찰이 당시 여당 후보의 비선조직과 다름없는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향후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박소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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