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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부터 구하고…대학생 손자 끝내 '참변'

할아버지부터 구하고…대학생 손자 끝내 '참변'
입력 2019-05-02 20:26 | 수정 2019-05-02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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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오늘 새벽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20대 대학생이 숨지고 입주민 40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숨진 학생은 70대 외할아버지를 먼저 대피시키고 혼자 불을 끄다 숨진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이재욱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새벽 시간 아파트 3층에서 시뻘건 불길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습니다.

    연기는 복도와 계단을 타고 순식간에 퍼졌고, 입주민들은 자다 놀라 이리저리로 대피했습니다.

    [입주민]
    "자력으로 혼자서는 나갈 수 없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저하고 집사람하고 둘이 소방관 마스크 쓰고 같이 인도 하에 비상계단으로 내려갔습니다."

    불은 40여 분만에 진화됐지만 불이 난 집에 있던 25살 김 모 씨가 숨졌고, 입주민 40명이 연기를 마셔 치료를 받았습니다.

    [모상원/청주 서부소방서 지휘조사팀장]
    "옥상으로 대피한 인원이 한 50명 이상 됩니다. 일부는 단순 (연기) 흡입자로 병원으로 가신 분이 있고…"

    불은 3층에서 시작됐지만 보시는 것처럼 10층 높이까지 검은 그을음이 묻어있어 당시 불길과 연기가 얼마나 강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숨진 김씨는 원래 20층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았지만, 어제는 혼자 사는 3층 외할아버지 댁에 와서 함께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평소 효심이 지극했던 김씨는 불이 나자 할아버지를 먼저 대피시키고 혼자 불을 끄다 빠져나오지 못해 변을 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입주민]
    "손자가 할아버지를 먼저 내보내고 자기가 불 끄다가 그랬대요. (김 씨 어머니가) 울면서 막 여기저기 전화한 거야. 우리 아들이 못 나왔다고…"

    경찰은 집 안방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김씨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의뢰했습니다.

    MBC뉴스 이재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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