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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아쇠 당겨도 '피식'…"은행강도 들면 어쩌나"

방아쇠 당겨도 '피식'…"은행강도 들면 어쩌나"
입력 2019-05-02 20:29 | 수정 2019-05-0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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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은행이나 공항 같은데 가면 안전 요원들이 가스총을 차고 있죠.

    강도나 테러같은 위급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선데요.

    그런데 이 가스 총에 넣는 총탄으로 발사도 안되는 불량 폐기품을 팔아온 일당이 적발됐습니다.

    이들에게서 불량 총탄을 산 기관만 6천곳이 넘습니다.

    윤파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부산의 한 은행 건물.

    은행에 배치해둔 가스총에 약제통을 장착하고 쏴 봤습니다.

    방아쇠를 아무리 당겨도 가스가 나가질 않습니다.

    불량 분사액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피해 은행 지점장]
    "너무 당황스러웠고 너무 배신감이 많이 들었죠. 가스총을 쏜다고 쐈는데 작동이 안 되면 이게 큰일 나죠."

    폐기해야 할 가스총 약제탄과 약제통을 새 제품으로 둔갑시켜 팔아온 총포사 15곳, 25명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이들은 은행 등에서, 구비한지 몇 년이 지나 버려야 하는 가스총 약제를 수거한 뒤, 약제통과 약제탄 표면의 제조 일자를 기계로 갈아 없애 버렸습니다.

    그리고 가짜 제조 일자를 새긴 스티커를 붙여 또 다른 곳에 새 제품인 것처럼 속여 싸게 판매했습니다.

    이렇게 재활용한 제품은 전국의 은행과 공항, 시청 등 6천여 곳에 납품됐습니다.

    실제 위급 상황에서는 불발되거나 오작동할 가능성이 컸습니다.

    가스총은 사놓아도 실제 사용할 일이 거의 없는데다, 법정 사용 연한도 없다는 점을 노린 겁니다.

    하지만 제조한 지 2년이 넘은 가스총탄은 가스 분출이 제대로 안 돼 불발 확률이 90% 이상입니다.

    [조현진/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 강력팀장]
    "액체가 딱딱하게 굳는 현상이 발생하고 또 그 틈 사이로 미세한 가스 누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사용 연한은 없지만 교체는 해야 됩니다."

    이들은 총포사 연합 조직을 꾸리고 콜센터를 만들어 고객 관리까지 했습니다.

    경찰은 이들 일당이 지난 3년간 13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는 사이, 선량한 총포사들은 장사가 안돼 생계를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윤파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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