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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표현 신중한 韓美…"판 깨질라 조심"

'미사일' 표현 신중한 韓美…"판 깨질라 조심"
입력 2019-05-06 19:38 | 수정 2019-05-06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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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북한이 쏜 발사체의 정체가 대체 무엇인지, 미사일인지 아닌지 논란입니다.

    군 당국은 어제 신형 "전술 유도 무기"라는 표현을 썼고 탄도 미사일인지 아닌지는 더 분석해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걸 두고 자유한국당에서는 "미사일을 미사일이라고 부르지 못한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그런데 미사일이라고 부르지 않는 건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이 쏜 게 뭐냐는 질문에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폭스뉴스 인터뷰)]
    "중거리 미사일도, 장거리나 대륙 간 탄도미사일도 아니라는 건 확실합니다. 발사 데이터를 계속 평가하고 있습니다."

    미사일이라는 단어는 없고 '그것들'이라고 표현한 겁니다.

    미사일인지 아닌지 이런 논란은 왜 생긴 건지 공윤선 기자가 하나 하나 분석해봤습니다.

    ◀ 리포트 ▶

    <미사일 맞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사일이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북한이 어제 공개한 사진을 보면 발사체가 이동식 발사차량에서 수직에 가깝게 올라갑니다.

    발사체 모양이 지난해 2월 북한이 열병식 때 공개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비슷합니다.

    러시아제 탄도미사일인 이스칸데르와도 매우 비슷합니다.

    이스칸데르의 실제 발사모습과 비교해봤더니, 발사 차량과 발사체의 모양, 발사 모습이 거의 똑같습니다.

    이스칸데르의 원래 사거리는 600Km에 이르지만, 국제 규제 때문에 러시아는 수출용 사거리를 280Km로 낮췄습니다.

    어제 발사된 건 북한이 이스칸데르 수출용을 개량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탄도 미사일 vs 순항 미사일 >

    미사일은 크게 두 종류가 있습니다.

    탄도미사일은 로켓 추진체로 대기권 밖으로 쏘아 올린 뒤 목표물을 향해 자유낙하하고, 순항미사일은 비행기처럼 수평으로 날아갑니다.

    문제가 되는 건 탄도미사일입니다. 훨씬 더 빠르고 멀리 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엔 안보리는 2006년과 2017년 두 차례 결의로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 활동을 금지했습니다.

    <대륙간 미사일 vs 단거리 미사일>

    하지만 탄도미사일도 여러 종류입니다.

    전략무기인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이 있는가 하면, 사거리 300Km도 안 되는 전술 탄도미사일도 있습니다.

    미국이 위협적으로 느끼는 건 대륙간 탄도미사일인데, 북한이 쏜 건 단거리입니다.

    유엔도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쐈다고 제재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다만 이게 북한판 이스칸데르가 맞다면 단순 자유낙하를 변형해 요격을 피하는 기술이 적용됐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건 미국에게는 아니지만 한국에게는 위협적일 수 있습니다.

    군 당국이 더 분석이 필요하다고 한 건, 이런 변형 궤적을 그렸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 미사일이라 안 부르나?>

    지난 4일 오전 9시 24분에 나온 국방부의 최초 발표는 '단거리 미사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불과 40분만에 '단거리 발사체'라고 번복했습니다.

    이 40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주목할 점은 미국 역시 '미사일'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매우 자제하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를, 남쪽이 아닌 동북 방향으로 쏜 것은 그 나름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따라서 한국과 미국 역시 '지나친 강경대응으로 판을 깨지는 말자'고 대응 수위를 함께 조율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수위 조절이 서로의 의도대로 실제 협상국면으로 다시 전환될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MBC뉴스 공윤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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