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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치는' 어버이날…"부모님 유골도 못 모셔"

'가슴 치는' 어버이날…"부모님 유골도 못 모셔"
입력 2019-05-07 20:10 | 수정 2019-05-07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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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매년 돌아오는 어버이 날마다 부모를 잃은 고통이 더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일제에 의해서 강제로 전쟁터와 탄광에 끌려가 희생된, 피해자들의 가족들 인데요.

    양효걸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 리포트 ▶

    7살때 아버지와 생이별한 지 올해로 75년.

    이명구 할아버지는 아버지가 일본군에 강제 징집돼 끌려나던 그 날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이명구 할아버지/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가족]
    "할머니가 그 때 땅을 치며 통곡을 하면서 내 아들을 일본놈들한테 빼앗겼다고…"

    해방이 되면서 아버지가 곧 돌아올 줄 알고 손꼽아 기다렸지만 집에 도착한 건 전사통지서 한장.

    그 이후 어머니와 할아버지, 할머니가 연이어 세상을 등졌고 굶주림을 견디지 못한 남동생마저 먼저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동생이 '형, 사과 하나 먹게 해달라'고 (말했던 것이) 난 그게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서…"

    1944년, 아버지가 탄광으로 끌려간 뒤 소식이 끊긴 박진부 할아버지는 아직도 부친의 유골조차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진부 할아버지/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가족]
    "아버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기록은 확실히 찾지 못했어요. 아직까지도. 지금 찾고 있는 중인데…"

    지난해 한국 대법원이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내렸지만, 일본 정부는 정당한 소집이었다는 주장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고노 다로/일본 외무상(지난해 11월)]
    "(이번 판결은) 한일 양국 간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어렵게 할 수 있는 사태입니다."

    지난 40여 년간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일본 정부에 제기한 소송은 모두 80여 건.

    이 가운데 한국인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준 판결은 단 한 건도 없습니다.

    [김승은/민족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
    "지금 우리는 강제동원 피해 전모를 알 수 있는 일본 정부가 보관하고 있는 모든 자료들을 즉각 공개하기를 바라고…"

    사과와 보상은 더디고, 유가족들은 고령으로 하나 둘씩 세상을 뜨면서 매년 돌아오는 어버이날은 이들에게 더 가슴시린 기억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명구 할아버지/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 가족]
    "꿈에 우리 아버지 어머니가 안보여요. 꿈에서라도 아버지, 어머니가 보고 싶다… 이런 기도를 하고 있어요."

    MBC뉴스 양효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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