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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뉴스] 영재고만 가면 미래 활짝?…끝없는 학원 '뺑뺑이'

[당신뉴스] 영재고만 가면 미래 활짝?…끝없는 학원 '뺑뺑이'
입력 2019-05-07 20:20 | 수정 2019-05-0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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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명문대로 가는 황금 코스로 통하는 영재고에 들어가기 위해서 초등학생 때부터 사교육 광풍을 맞고 있는 세태, 얼마전 전해드렸습니다.

    이 보도를 보고 한 영재고 학부모가 '할 얘기가 더 있다'면서 저희한테 연락을 주셨습니다.

    그렇게 기를 쓰고 영재고에 들어가도 주말 내내 대치동 학원가에서 살아야만, 살아 남을 수 있는 게 현실이라는 겁니다.

    영재 교육의 본질이 과연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는 영재고 학부모의 얘기를 한수연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금요일 저녁, 한 영재고 앞.

    주중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하나 둘 기숙사에서 짐가방을 챙겨들고 나옵니다.

    대기하고 있던 검은색 승합차에 서 너 명씩 올라타는 아이들.

    그런데 차는 집이 아니라 곧장 대치동 학원가로 향합니다.

    [OO영재고 졸업생]
    "밴을 타고 학원을 가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학원을 다니고 일요일 다시 학교로 들어가고. 거의 다 (학원) 가요. 1백 명도 넘었을 것 같아요."

    MBC 보도를 보고 연락을 주신 한 영재고 학부모를 만났습니다.

    아이가 수학, 과학을 좋아해 영재고를 보냈는데, 막상 다녀보니 상상과 달랐습니다.

    사교육을 하지 않고는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더라는 겁니다.

    [학부모]
    "달리는 열차에 같이 동승을 한건데 타 보니까 승객들이 다르더라는거죠. 아 정말 이렇게까지 10년 이상을 한 사람들만이 영재고등학교 학부모와 학생이 되는 건가…"

    이미 각 영재고별, 과목별로 특화돼 있는 학원과 교사.

    주말과 방학에만 사교육을 하는데도 1년에 5천 여만원이 들었습니다.

    "유기화학 무슨 과목을 가르치는 OO학원 XX 선생님의 원타임 강의료는 5백만원이에요. (학교가) 암묵적으로 '니네 빨리 주말에 가서 학원에 가서 배우고 와'. 저는 (학교가) 학원과 공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공부하는데도 목표는 대부분 의대, 과연 영재고는 영재를 키우는 곳인가, 아이와 부모는 갈등과 질문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학부모]
    "끝없이 뛰어가는 거죠. 줄을 놓을 수가 없는… 그 아이들이 나중에 노벨상 타나요? 5년 10년 뒤에 그 아이들이 성형외과 의사되고…"

    영재고측도 문제는 알고 있습니다.

    [OO영재고 교장]
    "사교육이 있고, 도가 지나치게 있다는 것도 인정하고요. 하지만 (사교육은) 대한민국의 적폐이지 영재학교만의 문제로 책임 묻는 건 너무 가혹하다."

    의대 쏠림 현상에 대해선 법을 바꾸지 않는 한 학교에서 할 수 있는건 없다는 입장입니다.

    [OO영재고 교장]
    "법을 바꿔야죠. '영재학교 학생은 의학 계열에 진학할 수 없다' 한 마디만 넣으면요, 일단 (의대) 지원도 안되고 대학들도 뽑을 수가 없어요."

    교육부도 법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했습니다.

    교육부 차관은 오늘 기자간담회에서 "영재교육 관련 선행학습을 광고하는 학원에 적극 조치하고 싶지만, 관련법이 없다"며 사실상 제재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영재고는 사교육으로 갈 수 있는데가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사교육 없인 영재가 영재고 가기도 불가능하고, 가더라도 살아남을 수가 없다.

    이런 영재고의 현실을 당국이 알아야한다는게 학원, 학부모, 학생들의 공통된 이야기였습니다.

    [학부모]
    "정말 과학자가 되고 NASA에 가고 우주선을 쏘아올리고 그럴 애들이 해야 되는데(…) 지금처럼 내신 싸움해서 학원 배불려가면서 해서 다 의대를 목표로 하는 시스템을 알면서도 눈감고… 너무 국가적인 낭비에요."

    결국 명문대, 의대 입학을 위한 영재고가 전국 8곳이나 필요한지 진지하게 돌아볼 때입니다.

    MBC뉴스 한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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