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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아닌 살인자"…'어버이날' 세 자매의 절규

"아빠 아닌 살인자"…'어버이날' 세 자매의 절규
입력 2019-05-08 19:52 | 수정 2019-05-08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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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작년 10월, 서울 등촌동에서 전 남편이 이혼한 부인을 무참히 살해한 사건 기억하실 겁니다.

    차에 GPS 장치를 몰래 달아서 위치를 추적하고 가발까지 준비해 범행 장소로 가는 치밀한 계획 범죄였습니다.

    끔찍한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딸들은 아버지에게 사형을 선고해달라는 국민 청원을 올리고 직접 신상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징역 30년을 선고했는데 오늘 2심의 마무리 재판이 열렸는데 검찰이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어버이날인 오늘, 딸이 직접 법정에 나와서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얘기하면서 다시 한번 아버지를 엄벌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박종욱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재판부의 허락을 받고 법정에 선 큰 딸은 김씨를 아빠 대신 살인자, 또는 피고인이라고 칭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지난해 10월 22일 이후 가족들의 시간은 멈춰버렸다며, '피고인'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단호히 말했습니다.

    딸로서 경험한 김씨는 폭력적이고 주도면밀해 법망을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있으며, 그런 김씨가 출소한다는 생각을 하면 너무 고통스럽고 두렵다고 호소했습니다.

    또 김씨가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한 것은 오직 형량을 줄일 목적이라며, 그 반성문으로 엄마의 생명을 살릴 수도, 대신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애써 담담하게 말을 이어가던 큰딸은 "오늘 어버이날인데 엄마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주고 싶고 너무 그립고 보고싶다"며 끝내 눈물을 터뜨렸습니다.

    살해된 피해자의 딸이자, 가정 폭력의 피해자이기도 했던 세 자매는 극도의 분노와 재발의 두려움 속에 아빠의 사형을 청원하고, 직접 김씨의 신상을 공개하기도 했었습니다.

    [피해자 딸/2018년 12월 21일]
    "살인자가 벌을 받는다고 엄마가 살아 돌아오시진 않겠지만 죄를 지었으면 마땅한 벌을 받는다는 것을 살인자에게 상기시켜주시길 원합니다."

    김씨는 최후진술에서 '보물'같은 딸들에게 큰 상처를 줘 뼈저리게 후회한다며 울먹였지만, 피해자의 어머니는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김씨에게 "무슨 죄가 있어 내 딸을 죽였느냐"며 분노를 쏟아냈습니다.

    반성은 참작 사유가 아니라며 검찰이 김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구형한 가운데 2심 선고는 다음달 14일에 내려질 예정입니다.

    MBC뉴스 박종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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