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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간 끝 모녀 살린 한마디…"내일 어버이날인데"

난간 끝 모녀 살린 한마디…"내일 어버이날인데"
입력 2019-05-08 20:31 | 수정 2019-05-0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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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어제 울산에서는 60미터 높이의 다리위에서 투신을 하려던 모녀가, 다섯시간 만에 구조되는 아찔한 상황이 있었는데요.

    대화를 거부하던 두 사람의 마음을 연 건 딸의 이름을 부르며 한발짝씩 다가간 경찰 위기협상팀의 진심어린 설득이었습니다.

    유희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39살 엄마와 14살 딸이 맨 발로 울산대교 난간 바깥에 위태롭게 서 있습니다.

    말할 수 없는 사정으로 마음 고생을 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겁니다.

    시민이 바로 신고해 3분만에 경찰이 도착했고 4분 뒤엔 119 구조대까지 합류했습니다.

    이어 출동한 건 경찰 위기협상 전문요원 2명.

    하지만 처음엔 불안해하는 모녀에게 다가가는 것조차 쉽지 않아, 10미터 이상의 거리를 유지해야 했습니다.

    [김유미/울산지방경찰청 위기협상팀]
    "어머님하고 따님이 있는 위치까지 가는 데에만 30분은 걸린 것 같아요. 그분들이 누군가가 오고 (자신들을) 보는 걸 되게 두려워하시는 상황에서 접근하기가 되게 힘들었고···"

    몇시간 째, 꼼짝도 않던 모녀의 마음을 흔든 건 두 사람이 타고 온 차에 있던 딸의 수첩.

    경찰 협상요원은 수첩에 적힌 딸의 이름을 조심스레 불렀고, 그제서야 딸은 바다에서 눈을 떼 처음으로 경찰을 돌아봤습니다.

    이후 경찰은 딸이 수첩에 그려놓은 부모님과의 여행 이야기를 하며 조금씩 조금씩 거리를 좁혔고, 마침내 2미터 거리까지 다가섰습니다.

    [김유미/울산지방경찰청 위기협상팀]
    "차에 아빠하고 엄마하고 자기하고 같이 타고 있는 그림이길래, 최근에 어디 갔다 왔는지 그런 걸 물어보고, '그래. 그때 좋았던 기억이 있을 건데, 내일은 또 어버이날이고···'"

    결국, 다리 위에 선 지 4시간 40여분 만에 딸이 먼저 난간을 넘어 안쪽으로 들어왔고, 딸이 "엄마, 나 이제 괜찮다"고 하자 엄마도 10여분 뒤 안으로 넘어오면서 긴박했던 상황은 5시간 만에 끝났습니다.

    대화에 나섰던 경찰 협상요원들은 이렇게 오랜 시간 설득한 것은 처음이라며 모녀가 살아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MBC뉴스 유희정입니다.

    (영상취재: 전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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