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김민욱

[당신뉴스] '선생님'의 디자인 베끼기…"직원 실수"라는데

[당신뉴스] '선생님'의 디자인 베끼기…"직원 실수"라는데
입력 2019-05-21 20:09 | 수정 2019-05-21 21:57
재생목록
    ◀ 앵커 ▶

    시청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로 만드는 <당신뉴스>.

    오늘은 어느 젊은 패션 디자이너의 이야기입니다.

    유명 패션 디자이너인, 이상봉씨가 자신의 디자인을 도용했다는 건데요.

    이상봉씨는 단지 직원의 실수로 후배의 디자인을 갖다 썼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김민욱 기자가 자세한 내용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8월, 부천국제만화축제.

    유명디자이너 이상봉씨의 패션쇼가 열렸습니다.

    한 모델이 원피스를 입고 걸어옵니다.

    체크무늬에 다양한 이미지가 그려진 디자인.

    패션쇼 여러 장면에 사용됐던 이 디자인은 이상봉씨가 아닌 젊은 디자이너 A씨의 작품입니다.

    당시 A씨는 이상봉씨의 제안으로 패션쇼에 본인의 디자인을 제공했습니다.

    [A씨/패션 디자이너]
    "선배 디자이너고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하신 분이기 때문에 같이 하자고 이야기하셔서…"

    A씨가 출품한 디자인의 저작권은 당연히 A씨에게 있는 상황.

    그런데, 행사가 끝나고 5개월 뒤, 거래하는 공장에서 이상한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상봉 씨의 회사가 의상 제작에 쓰일 원단 제작을 의뢰했는데, 패션쇼에 출품했던 A씨의 디자인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공장에서 A씨에게 보낸 영상입니다.

    검은 체크무늬 배경에 꽃들이 그려져 있는 디자인, 이상봉씨 회사가 의뢰한 디자인은 얼핏봐도 A씨의 것과 상당히 흡사합니다.

    [원단 제작공장 관계자]
    (그런데 어떻게 OOO 디자이너님 것은 알아 보셨네요?)
    "왜냐하면 (A씨와 이상봉 씨) 두 분 다 저희 거래처거든요. 제가 말씀을 드린거죠. 이거 (A씨 디자인이) 이렇게 왔는데 (이상봉 씨와) 서로 쓰시기로 한 거냐고…"

    비슷한 시도는 두 번 더 있었습니다.

    이상봉씨 회사는 체크무늬에 건물 등의 이미지가 들어간 A씨의 또다른 디자인을 그대로 의뢰했습니다.

    전통 문양과 나비 등이 그려진 디자인도 공장에 넘겼는데 이것도 A씨의 원래 디자인과 똑같습니다.

    당시 이상봉씨 회사의 직원과 A씨의 통화 내용입니다.

    [A씨]
    "내 것을 카피해 놓고선 그리고 또 지금 원단을 알려달라고 해요? 그렇게 하고서는? 와 완전히 바닥이다 진짜."

    [(주)이상봉 관계자]
    "죄송합니다. 저도 사실은 전화드리기 좀 그랬는데. 뭐 계속 위에서 하라고…"

    위에서 시켜서 했다는 직원의 주장.

    이 말을 듣고 A씨는 이상봉씨에게 직접 연락해 따졌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엔 디자인 도용이 '직원 실수'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지난 2월 두 사람이 주고 받은 메시지입니다.

    이 씨는 오해를 풀고 싶다며 자신도 힘들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처음 작업을 제안했을 때 모든걸 상품화하기로 이미 이야기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A씨는 상품화 얘기를 처음 듣는다고 말합니다.

    [A씨/패션 디자이너]
    "저도 (상품화 계약) 이야기가 없었고 선생님이 (계약서) 초안을 주셔야 하는 상황인데 그런 것도 없었기 때문에 그 계약에 대한 이야기는 아예 없었고 끝나버린 거에요. 흐지부지 된 상황이었죠."

    취재진은 해명을 듣기 위해 이상봉씨에게 일주일전 연락을 했습니다.

    이씨는 자신의 회사가 A씨의 디자인을 동의없이 사용한 건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A씨에게 말한 것처럼 직원의 실수일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언제든 A씨를 만나 오해를 풀 것이라고도 말했습니다.

    [이상봉/패션 디자이너]
    "일단은 만날 거고요. 어차피 그렇다면 만나야 되지만, 제가 이 친구랑 통화를 할게요."

    하지만, A씨는 몇 달 전부터 문제를 제기했는데도 이상봉씨가 이제서야 계약서를 쓰자고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힘없는 디자이너라고 무시하는 패션계 풍토가 원망스럽다고 개탄했습니다.

    당신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정인학 / 영상편집: 신재란)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