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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 연설 중국어로"…핵심 정책도 '깊숙이' 개입

"VIP 연설 중국어로"…핵심 정책도 '깊숙이' 개입
입력 2019-05-23 19:57 | 수정 2019-05-23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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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최순실 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사를 불러 주다시피 한 과정이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돼 파문이 있었는데요.

    최 씨가 박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국정에 깊숙하게 관여한 정황을 보여주는 녹음파일이 추가로 공개가 됐습니다.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과 나눈 전화통화 내용인데, 대통령의 해외순방 연설은 물론 정권 차원에서 추진하는 핵심 정책에도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동경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13년 6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최순실 씨가 정호성 비서관에게 전화를 합니다.

    순방 중 예정된 칭화대 연설 마지막을 중국어로 하자며 문구까지 지시합니다.

    "중국과 한국의 젊은이들이 앞으로 문화와 인문교류를 통해서 가까워진 나라로 발전하길 바란다. (지금 선생님 말씀하신 그걸 마지막으로 하신다고요?) 응. (알겠습니다.)"

    실제 박 대통령 연설은 최씨 말대로 됐습니다.

    [박근혜/전 대통령(2013년 6월, 중국 칭화대 연설)]
    "중국과 한국의 젊은이들이 앞으로 문화와 인문교류를 통해서 더 가까운 나라로 발전하게 되기를 바라면서…"

    지난 2013년 11월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박 대통령은 경제활성화 법안의 빠른 국회 통과를 요청하면서, '외국인투자촉진법'의 경제적 효과를 구체적 수치까지 언급하며 설명했습니다.

    [박근혜/전 대통령(2013년 11월, 국회 시정연설)]
    "외국인투자촉진법안이 통과되면 약 2조 3천억 원 규모의 투자와 14,000여 명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그런데 최 씨는 이 무렵 정 전 비서관에게 이 법의 처리 필요성을 강조했고,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언급한 수치도 최 씨가 알아보라고 지시한 거였습니다.

    "(네, 선생님.) 그 외국인투자활성법 각 분야에 통과시키면 얼마만큼 일자리하고 경제이득이 있는지 그것도 좀 뽑아달라고 하세요. (예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최 씨가 박근혜 정부 고위 공직자들에게 사실상 업무를 지시하는 듯한 대화도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목요일 날 것, 읽을 거, 다 마무리해서…한번 써보세요. (유민봉 수석한테 한번 준비를 하라고 해야 될 거 같은데요.) 그렇게 해보라고 그래야지. 안 되고 있는 거 해야 되고."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뒤, 취임 전까지만 최 씨에게 도움을 받았다고 줄곧 주장해 왔지만, 이 같은 통화 내용은 최 씨가 취임 이후에도 국정 운영 전반에 개입했단 증거가 됐습니다.

    MBC뉴스 이동경입니다.

    (영상편집: 장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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