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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쇼핑몰 간호사 사인은 '마약'…관리 어디서 뚫렸나

[단독] 쇼핑몰 간호사 사인은 '마약'…관리 어디서 뚫렸나
입력 2019-05-23 20:28 | 수정 2019-05-23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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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 달 경기도 고양시의 한 대형 쇼핑몰 화장실에서 20대 남자 간호사가 손목에 주삿바늘을 꽂고 숨진 채 발견됐죠.

    이 간호사는 당시 마약으로 분류된 진통제를 스스로 투약하다가 숨진 것으로 확인됐는데, 간호사가 이 진통제를 병원에서 어떻게 빼냈는지도 수사 대상입니다.

    이기주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달 10일, 경기도 고양의 한 대형쇼핑몰 1층 화장실에서 2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 남성은 서울 한 대형병원의 심혈관병동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던 간호사였습니다.

    발견 당시, 특이하게도 이 간호사의 왼쪽 손목엔 혈관에 놓는 주삿바늘이 꽂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CCTV를 확인한 결과, 이 남성은 발견되기 전날 화장실에 들어갈 때부터 이미 손목에 바늘을 꽂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주삿바늘을 직접 꽂았을 거란 뜻입니다.

    국립과학수사원의 1차 부검 결과는 '사인 불명', 결국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한 주사기와 수액봉투에 남아 있던 액체를 정밀 감식했습니다.

    그리고, 이 액체가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이라는 사실을 밝혀냈고, 부검을 통해 숨진 남성의 혈액에서도 '펜타닐' 성분을 검출했습니다.

    펜타닐은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중환자나 수술 환자에게 사용하는 진통제의 일종으로, 마약류 관리법상 '마약'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잠이 오는 효능은 없어서 투약한 뒤에도 곧바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지만, 반복 투약할 경우 뇌 신경 전달물질이 고갈되면서 면역과 장기 기능이 손상될 수 있습니다.

    [조정구/건강보험 일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장]
    "(펜타닐) 약 기운이 떨어지면 반대로 극심한 불안감과 우울감이 와서 충동적이고 반복적으로 이 약을 찾게 됩니다. 용량을 증량시키다보면 나중에 호흡억제 같은 여러 가지 부작용들로 사망까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투약했을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화장실에 들어갔던 시각으로부터 30분 뒤 쇼핑몰의 미용실을 이용하려고 예약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미용실 관계자]
    "전날 예약하시고 안 오셨어요. 안 오셔가지고 저희가 11시 10분경 전화했는데 안 받으시더라고요."

    또 유족과 주변인을 조사한 결과 병원 내에서 집단 괴롭힘이나 부적응을 겪진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의문점은 이 간호사가 펜타닐을 왜, 어떤 경로로 구했냐는 겁니다.

    펜타닐은 통증이 없는 사람이 투약할 경우 극도의 쾌감과 위안감을 느끼고 중독성도 강해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따라 의료시설에서 투약하게 돼있습니다.

    하지만 중환자실 간호사였던 이 남성에겐 별다른 지병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때문에 경찰은 "펜타닐의 불법 반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관할 보건소에 해당 병원 전산시스템에 대한 조사를 의뢰"했습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

    (영상취재: 조수현 / 영상편집: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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