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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라도 아이 만날까"…가슴 찢긴 나날들

"꿈에서라도 아이 만날까"…가슴 찢긴 나날들
입력 2019-05-24 20:04 | 수정 2019-05-2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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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세상 그 어떤 슬픔도 아이를 잃어버린 것엔 비길 수 없을 텐데요.

    지금 스튜디오를 가득 채운 이 사진들, 모두 장기 실종 아동들입니다.

    20년째 부모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이들도 사백 마흔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차라리 생사라도 알면 나을 텐데, 매일같이 타들어가는 가슴을 부여잡고 사는 가족들.

    내일 '실종 아동의 날'을 앞두고 가족들을 만났습니다.

    ◀ 영상 ▶

    딸 경희씨를 40년 만에 찾은 이연자 씨.

    자식을 잃어버렸다는 회한과 자책에 암까지 얻었습니다.

    [이연자/서경희 씨 어머니]
    "응어리가 졌던 마음이 풀리지 않지요. 그 40년 동안 흐른 세월이 어디에요. 그 몽우리 그저 있단 말이에요."

    엄마를 도와 언니를 찾아다녔던 동생 경선 씨는 하루하루가 막막했다고 말합니다.

    [서경선/서경희 씨 동생]
    "7군데도 가도 없고 8군데 갔는데 사진만 딱, 그 사진만 보이는 거에요. (언니가 책에)이름도 적어놨는데…"

    그나마 이렇게라도 찾은 건 기적입니다.

    32년째 아들을 찾고 있는 또 한 엄마는 지금도 실종 초기 당국 대응이 원망스럽습니다.

    [오승민/홍봉수 어머니]
    "아무것도 안됐습니다. 접수조차 안 받아주는 당시 민간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어요."

    실종 신고 뒤 48시간이 지나도록 못 찾으면 장기실종 아동으로 분류됩니다.

    현재 모두 643명인데 이 가운데 3분의 2는 20년을 훌쩍 넘겼습니다.

    [박혜숙/실종아동지킴연대 대표(아들 16년째 실종)]
    "사실 80년대 제일 아이를 많이 잃어버렸거든요. 무연고 아동의 데이터만 시설장들이 입력해 주시면 되는데 데이터가 다 엉망이에요. 센치도 키가 1센치라고 적혀있고요. 바꿔달라. 그거를 5년전에 이야기했는데 아직도 그래요."

    결국 할 수 있는 건 전단지를 돌리는 일 뿐입니다.

    [정원식/(정유리 아버지.28년째 실종)]
    "유리야. 아빠는 내 몸이 열조각이 나도 너를 찾을 거야. 너를 만나는게 내 소원이니까."

    오늘도 꿈에 그리는 아이들, 그 절박함에 오늘도 돌아오는 답은 없습니다.

    [박혜숙/실종아동지킴연대 대표(아들 16년째 실종)]
    "우리가 얼만큼 누구를 믿어야 하는 상황이에요? 국가를 정부를? 기관을? 우리는 세금을 내고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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