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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중 임신할 건가?"…의사도 못 피하는 '성차별'

"수련 중 임신할 건가?"…의사도 못 피하는 '성차별'
입력 2019-05-25 20:30 | 수정 2019-05-25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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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여성 의사들이 처음으로 의료계의 성차별 실태를 폭로하고 나섰습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여의사는 무조건 안뽑겠다고 하거나, 임신을 하지 마라, 육아휴직을 할거냐, 월급을 깍겠다고 압박하는 경우까지 있었습니다.

    믿기 힘든 이런 성차별을 여의사의 절반 가까이가 겪었다고 합니다.

    박진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우리나라 여성 의사 비중은 해마다 증가해 지금은 4명 중 1명 꼴입니다.

    의대생도 여학생이 37%나 돼 의료계 여성비는 양적으론 늘어나는 상황.

    하지만, 여의사에 대한 성차별은 과거 남자 의사가 열에 여덜아홉이던 시절, 그대로입니다.

    전공의 선발 과정부터 차별은 노골적입니다.

    [신현영/한국여자의사회 법제이사]
    "피안성(피부과 안과 성형외과)은 '여자 전공의를 뽑지 않거나 2년마다 뽑겠다' 이런 식으로 공공연하게 미리 얘기해서… '결혼 예정이기 때문에 지원하면 안된다'고 하거나 '저연차 때는 임신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거나…"

    이렇게 전공의 지원부터 성차별을 겪는다는 여의사는 47%, 절반에 이릅니다.

    병원에 취직할 때도 37%가 성차별을 겪는다고 합니다.

    "여의사라서 환자들 믿음이 안 갈 수도 있다' 그래서 '월급을 적게 주겠다'는 병원도 있었습니다. '분만 휴가 시에 대진의를 구하게 되면 네가 그 월급을 지급해야한다'는 병원도…"

    교수 임용 과정에서도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엔 여교수는 안된다" "결혼하면 업무능력 떨어지니 결혼하지 말라"는 차별적 발언은 물론, 지원 자체를 제한한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업적에 상관없이 남성을 (교수로) 선발하는 경우도 있고, 논문 실적과 무관하게 아예 남자를 데려가거나…"

    여의사들은 이런 성차별이 출산 육아와 같은 여성들의 경력 단절과 남자 의사들의 기득권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번조사에선 남자 의사들도 "힘든 일은 더 많이 하는데, 임금은 같다"는 등의 역차별 의식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때문에 업무가 과중한 현실에서 여성 남성 할 것 없이 의사 수가 턱없이 모자란 구조적 요인도 차별의식을 강화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은숙/대한병원협회 이사]
    "지금 의사 숫자가 굉장히 모자라거든요 실은. 그럼 '소는 누가 키우지?' 이 생각을 저는 매일 합니다. 각자의 어떤, 그 집단의 모두가 피해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여의사회는 이런 성차별은 물론 의료계 내 성희롱 성폭력 사례 제보들도 취합하고 있다며 사례들을 분석한 뒤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했습니다.

    MBC뉴스 박진주입니다.

    (영상취재 : 김우람 VJ, 영상편집: 오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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