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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범 빼달라" 호소에도…日 법정 5초 만에 "안돼"

"전범 빼달라" 호소에도…日 법정 5초 만에 "안돼"
입력 2019-05-28 20:13 | 수정 2019-05-28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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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 야스쿠니 신사에 전범도 아닌데 합사된 한국인이 무려 2만 명 넘게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내 아버지가 전범이라는 거냐"면서 치욕과 통한의 세월을 보내온 유족들이 "아버지의 이름을 빼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는데 일본 재판부가 오늘 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판결문 낭독에 딱 5초 걸렸다고 합니다.

    보도에 윤효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일제 강점기에 강제로 징병돼 숨진 한국인, 2만천181명이 야스쿠니 신사에 전범들과 무단으로 합사돼 있습니다.

    유골까지 묻힌 건 아니지만, A급 전범들과 함께 합사자 명부에 기록돼 있는 겁니다.

    강제로 끌려가 숨진 것도 억울한데 전범들과 합사돼 친일파라는 오해를 받는 건 유족들에게 더 견딜 수 없는 치욕이었습니다.

    [남영주/강제징병 희생자 동생(지난 2013년)]
    "제가 살아있는 동안 오빠 이름을 꼭 빼야 합니다. 그래야 부모님 뵐 면목이 있지 않겠습니까."

    합사자 명단에서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하고 무려 5년 반을 기다린 판결.

    그러나 재판부는 단 5초 만에 기각 결정을 내리고 퇴정했습니다.

    "원고들의 모든 요구를 기각한다. 소송 비용은 원고 측이 부담한다."

    딱 이 말뿐, 어떤 설명도 없었습니다.

    유족들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박남순/강제징병 희생자 딸]
    "일본 법은 이렇게 합니까? 사람을 무시하는 것도 아니고. 자기네 마음대로 야스쿠니 신사에 묻어놓고 내놓지도 않고."

    일본 법원은 2007년에 제기한 1차 소송 당시 '합사는 종교적 행위로 유족들이 이를 존중해야 한다'는 궤변을 강요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도 판결문을 통해 비슷한 주장을 늘어 놓았습니다.

    [이명구/강제징병 희생자 아들]
    "저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제 인생을 마치기까지 생전에 아버지, 그 이름을 꼭 빼내고 싶습니다. 빼내야 됩니다."

    유족들은 항소를 통해 싸움을 계속하는 것은 물론 유엔 인권기구 등 국제사회에도 이 같은 사실을 호소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윤효정입니다.

    (영상편집: 나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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