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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성범죄] "제 발로 따라가놓고"…성폭행 안 믿어줘 '눈물'

[약물성범죄] "제 발로 따라가놓고"…성폭행 안 믿어줘 '눈물'
입력 2019-05-28 20:25 | 수정 2019-05-28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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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앞서 보신것처럼 피해 여성은, GHB, 이른바 물뽕을 먹고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성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피해 사실을 입증하려고 5개월 넘게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약물 성폭력 피해로 고통받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박윤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태국인 남성 '밥'에게 성폭행을 당한 A씨는 당시 목과 흉부에도 전치 3주 상처를 입었습니다.

    [A씨/성폭행 피해여성]
    "무섭다고 '(집에) 보내달라'고 했어요. 바닥에 가서 무릎꿇고 빌었어요."

    밥을 고소한 지 5개월이 넘었지만 경찰에 나가 진술하는 과정은 악몽입니다.

    [A씨/성폭행 피해여성]
    "싸워야지, 밝혀야지 하다가도 어느 순간이 되면 마음이 자꾸 약해져요. 그냥 생각하기도 싫고…"

    약물로 인해 성폭행을 당했다고 여러 차례 설명했지만, 경찰 수사는 지지부진이었습니다.

    이유는 '증거 부족', 직접 증거인 약물 반응이 전혀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CCTV에는 A씨가 멀쩡히 걸어서 호텔로 들어가는 장면이 찍혔는데, 경찰은 동의 하에 성관계가 이뤄진 증거로 보고 있습니다.

    A씨는 자신의 의지가 아니었다고 주장하지만, 입증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A씨/성폭행 피해여성]
    "경찰 때문에 한창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는 제가 증거를 찾으러 다니는 꿈을 계속 꿨어요."

    이러다 보니 피해 여성들이 오히려 소송을 당해 피의자로 몰리기도 합니다.

    지난해 7월, '클럽 버닝썬' 직원에게 약물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B씨는 지난 2월 이 남성으로부터 '무고' 혐의로 고소를 당했습니다.

    [B씨/성폭행 피해여성]
    "(경찰이) 계속 저에게 '당신은 피해자가 아니다, 피의자다 그러니까 수사를 한다고 하면 날짜에 맞춰서 시간에 맞춰서 와야하지 않겠냐' 하면서…"

    처벌을 피하려는 일부 성폭행 가해자들은 약물에 취한 채 이동하는 피해 여성을 자연스럽게 CCTV에 노출시키기도 합니다.

    약물에 무방비로 당해 저항 한 번 못해본 여성들.

    하지만 증거 부족을 이유로 가해자들을 처벌하지 못하는 끔찍한 현실에 또 한번 좌절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윤수입니다.

    (영상취재 : 한재훈, 영상편집 : 박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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