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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준위 방폐장'도 38년 걸렸는데…해외는?

'저준위 방폐장'도 38년 걸렸는데…해외는?
입력 2019-05-29 20:17 | 수정 2019-05-2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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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도시를 조성해놓고 만약 쓰레기 버릴 곳을 만들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고농도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방폐장이 없는 원자력발전소가 바로 이런 꼴입니다.

    우리나라가 원자력 발전을 시작한 게 41년 됐는데 이 방폐장 문제, 더 이상 모르는 척 외면할 수 없는 상황까지 온 겁니다.

    이어서 황의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15년 가동을 시작한 경주 방폐장.

    우리나라 유일의 방사성폐기물 처리장입니다.

    그런데 원전에서 나온 사용후 핵연료 같은 고농도 핵 폐기물까지 보관하진 못합니다.

    원전 근무자가 입었던 작업복이나 보호장구 정도를 처리하는 '중·저준위' 방폐장이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의 시설을 짓는 데만도 38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지난 1983년부터 9번에 걸쳐 방폐장 부지 확보 시도가 있었지만 번번이 무산됐습니다.

    안전 문제를 우려한 전문가와 환경단체들이 반대했고,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 주민들을 설득하는데도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이렇다보니 핵 폐기물을 직접 처리할 수 있는 '고준위' 방폐장 건립 문제는 말도 꺼내기 어려웠던 상황.

    고준위 핵 폐기물은 방사능이 낮아질 때까지 10만년 이상 보관해야 하고, 대규모 콘크리트 시설 등 누출 방지를 위한 안전성 확보가 선행돼야 합니다.

    [백민석/경북 경주시 양남면 발전협의회장(지난해 4월)]
    "충분한 주민 동의가 있어야지, 또 어떤 계획이 있어야지 우리가 그것을 신뢰할 것 아닙니까? 너무 법이 없고 안이하게 대응해왔기 때문에…"

    다른 나라도 마찬가집니다.

    과거 친원전 정책을 폈던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도 고준위 방폐장 부지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주민 반발도 문제지만, 지진이나 해일 같은 자연재해 위험 없이 핵 폐기물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부지를 찾는 것부터 쉽지 않아서입니다.

    최근 후쿠시마 원전에서 핵연료봉을 꺼내기 시작한 일본도 처리 방안은 여전히 골치입니다.

    원전을 운영하는 31개 국가 중 유일하게 핀란드만 20년 넘는 논의 끝에 고준위 방폐장 건설에 들어간 정도입니다.

    [유씨 니니스퇴/핀란드 방사선·원자력안전청]
    "규제당국으로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의 중요성과 폐기 방법, 안전성 등을 국민들에게 함께 교육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약 1만6천톤.

    모두 원전 부지 안에 임시로 보관된 상태입니다.

    탈원전 정책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지만 그이전에 쌓여만 가는 핵폐기물 처리에 대한 피할 수 없는 선택의 시점도 다가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황의준입니다.

    (영상편집 : 이상민, 화면출처 : United Nations, DW News)

    [연관기사]

    1. 조만간 꽉 찬다는데…'사용 후 핵연료' 어떻게?

    2. '저준위 방폐장'도 38년 걸렸는데…해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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