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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장소 '기습' 변경…'첩보전' 끝 분할 의결

시간·장소 '기습' 변경…'첩보전' 끝 분할 의결
입력 2019-05-31 20:08 | 수정 2019-05-3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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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오늘은 현대중공업 회사 분할을 결정하는 주총이 예정돼 있던 날입니다.

    이 주총을 막으려고 노조는 닷새전부터 주총장을 점거했고 사측은 그래도 강행하겠다고 해서 긴장감이 높았습니다.

    오늘 사측이 첩보전을 하듯 장소를 기습적으로 변경한 뒤 주총을 열어서 결국 회사 분할을 의결했습니다.

    노조는 원천 무효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먼저 이용주 기자가 긴박했던 오늘 하루를 정리했습니다.

    ◀ 리포트 ▶

    오늘 오전 7시 30분.

    헬멧을 쓴 현대중공업 주주들과 용역 경비원 등 5백여 명이 주총장소인 한마음회관을 1차 방문했습니다.

    [사측]
    "저희가 온 이유 아시죠? 자리 좀 비켜주세요."

    [노조]
    "법인 분할 막아내자! 법인 분할 막아내자!"

    주총 시간을 30분 앞둔 9시 반, 이들은 다시 농성장을 찾아 두번째 경고를 합니다.

    [사측]
    "자리 좀 열어 주세요. 마이크 가지고 통제를 해 주시면 되잖아요."

    [노조]
    "안 됩니다. 아시면서 그래요?"

    [사측]
    "아니, 저는 몰라요."

    이 무렵, 사측이 버스 10여대로 본사 앞에 차벽을 치면서, 주총장소를 본사로 바꾸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주총 시간인 10시가 돼도 주총장을 에워 싼 노조원들은 대오를 풀지 않았고, 30분 뒤, 사측은 갑자기 확성기와 대형 피켓을 들고 나타나, 주총 장소가 바뀌었다고 알렸습니다.

    예상했던 본사가 아닌, 울산대학교였습니다.

    "주주총회 시간과 장소가 변경됐음을 알려 드립니다. 시간은 11시 10분, 장소는 울산대학교 체육관입니다!"

    울산 동구의 한마음회관에서 새 주총장인 남구 울산대까지는 20km, 차로 40분 거리.

    예상치 못한 상황에 노조원들은 급히 오토바이를 타고 울산대학교로 향했습니다.

    "삐삐삐~~~ 삐삐삐~~"

    11시 10분, 현대중공업은 울산대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단 몇분 만에 회사 분할을 포함한 모든 안건을 99.9% 찬성으로 통과시켰습니다.

    뒤늦게 도착한 일부 노조원들은 유리창을 깨고 주총장소로 들어갔지만, 주총이 이미 끝났다는 소식에 소화기를 뿌리고 의자를 던지며 항의했습니다.

    노조와 민주노총은 일방적인 장소변경으로 통과시킨 결과는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발했습니다.

    [현대중공업 노조]
    "주주총회는 무효다! 주주총회는 무효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주총 무효 소송을 통해 법적 투쟁을 벌이는 한편, 다음주 월요일 전면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용주입니다.

    (영상취재: 최준환(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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