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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 공부도 챙겨야…"아들딸 키울 때가 더 쉬워"

손주 공부도 챙겨야…"아들딸 키울 때가 더 쉬워"
입력 2019-06-04 20:09 | 수정 2019-06-0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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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경남/60세(황혼 육아 9개월)]
    "힘들죠. 암만해도 보채가 그러면 달래주고 안아줘야 하니까."

    [임인식/69세(황혼 육아 3년 6개월)]
    "손주 때문에 대구에서 여기까지 같이 올라왔지요. 아침이면 아침 먹고 학교 갈 때 학교 데려다 주고 이때쯤 되면 하교 때 마중 나오고 그리고 학원 보내주고 그렇지."

    [오안순/65세(황혼 육아 3년)]
    "내가 많이 아픈데 병원에 간다고 할 때 짜증낼 때. 네, 더 있다 가지 간다고. 그럴 때가 제일로 슬프지."

    [조서길/71세(황혼 육아 8년)]
    "둘 다요. 지금 8년 됐어요. 큰애가 학원 같은 거 가도 픽업해야 하고 얘도 발레 학원 같은 데 미술 학원 같은 데 또 픽업해서 다니는 거예요. 그러니까 내 시간이 없는 거예요. 내 시간이 전혀. 그런데 애 보는 거 다음에는 절대 안 하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애 보기가 너무 힘들어서."

    [안하숙/54세(간헐적 황혼육아 8년)]
    "요즘은 초등학교 교과서가 엄청 힘들더라고요. 산수 물어보고 영어 물어볼 때 제일 애매해요. 지금 초등학교 들어간 애가 나를 가르쳐요. 그래서 그쪽으로 아기들 가르칠 수있는 방향이 있으면 좋겠더라고."

    [오안순/65세(황혼 육아 3년)]
    "영어는 우리가 좀 못하잖아요. 영어나 애들이 어려운 질문했을 때 빨리 대답할 정도로 그런 거는 배우고 싶어요."

    [유재윤/65세(황혼육아 17년)]
    "요새 들어 다시 중학교공부를 내가 2년 했어요. 내가 애들 봐주면서 중학교 공부를 했는데 재밌더라고. 자식들이 조금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면 내가 좀 몸이 힘들어도 봐줄 것 같아요. 계속."

    ◀ 앵커 ▶

    어르신들, 말로는 안키워준다, 학교만 들어가면 니들이 키워라. 하시지만 또 직장 다니느라 애쓰는 자식 생각, 또 손주 생각 하다보면 모른척 할 수가 없으시죠.

    앞서보신 것처럼 손주가 학교에 들어가면 숙제에, 학원에, 친구 관계까지 신경쓸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닌데요.

    이렇게 달라진 세태를 반영해서 학부모 뿐 아니라, 이제 학 조부모들을 위한 교육까지 등장했습니다.

    조효정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초등학교 교실에 모인 할아버지, 할머니들.

    여느 학부모 모임처럼 첫 인사는 어색했지만, 부모들과는 달리 손주 자랑이 절로 나옵니다.

    "애가 너무 공부도 잘하고 학교는 걱정을 안 해요."

    오늘 수업의 제목은 좋은 조부모가 되는 법.

    손자 손녀들을 키우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위해 서울시교육청이 시작한 첫번째 학조부모 교육입니다.

    "'학조부모'라는 용어를 우리 어르신들한테 처음으로 쓰는 말이에요."

    맞벌이의 증가로 학령기에도 조부모 양육이 일반화 되면서 조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육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세대가 다른 손주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 공부는 어떻게 시켜야하는지, 부모 못지 않게 육아와 교육에 관심을 기울이는 조부모들이 요구를 반영한 것이기도 합니다.

    [이은숙/63세]
    "친구들끼리 왕따를 시켰다 그러면 그거를 따라하려고 해, 초등학교 1학년짜리가. 할머니가 이럴 때는 어떻게 해줘야하나."

    [박희자/63세]
    "손주는 1분 걸릴 거 전 10분 걸리죠. 그렇게 이해력이 많이 부족하더라고요."

    하지만 학조부모들의 고민은 부모들과 달리 아이의 인성과 학습에만 있지는 않습니다.

    [박영복/65세]
    "애들을 주말에 봐줘야하는 어려움 때문에 사실 제 마음대로 하고 싶은 걸 전혀 못하죠."

    학조부모들이 느끼는 답답함, 이른바 손주병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지도 교육의 중요한 주제 중 하나입니다.

    [이정민/학조부모 교육 강사]
    "자기 돌봄을 하시는 것에 대해서 죄책감이나 두려운 마음을 갖지 않으시고, 자녀들에게 당당하게 본인들과 함께 키워간다(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서울시교육청은 5개 초등학교에서 학조부모 교육을 시범운영 한 뒤 내년부터 확대 운영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조효정입니다.

    (영상취재 : 윤병순, 영상편집 : 안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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