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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의 강남역…'따따블' 안 불러도 택시 타려면

'불금'의 강남역…'따따블' 안 불러도 택시 타려면
입력 2019-06-05 20:11 | 수정 2019-06-0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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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휴대전화 위치정보 데이터가 우리 삶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어제 전해드렸는데, 최근 이 방대한 데이터를 차지하기 위한 기업들의 전쟁이 한창입니다.

    시민들의 움직임에 맞춰서 택시나 대중교통을 조절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개인의 사생활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진욱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자정을 넘긴 서울 종각역은 늘 택시 잡기 전쟁입니다.

    택시를 타려는 사람은 많고 빈차는 잘 오지 않습니다.

    목적지가 출발지에서 가깝거나 반대로 도심 외곽인 경우에는 콜을 불러도 택시 타기가 힘듭니다.

    [김기원]
    "제가 뭐 구로를 가느냐 아니면 반대 방향을 가느냐에 따라 다르고."

    그러나 평일 한낮에는 상황이 정 반대로 바뀝니다.

    [택시 기사(음성 변조)]
    "세 바퀴를 돌아도 손님이 없고, 그럴 때 이제 콜이 하나 딱 뜨잖아요? 가뭄에 빗방울 한 번 떨어지면 굉장히 반갑지 않습니까? 똑같은거죠."

    택시를 잡으려는 손님과 손님을 잡으려는 택시 를 위해 국내 한 업체가 개발한 실시간 지도입니다.

    택시보다 콜이 많은 지역을 색칠해 5분 단위로 알려주는데 붉은 색이 짙을수록 경쟁이 치열합니다.

    금요일 밤 강남역은 5분 단위로 택시잡기 경쟁률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0시 무렵에는 신논현역 주변의 경쟁이 치열했고 30분 뒤에는 뱅뱅사거리쪽으로 콜이 폭주합니다.

    12시에는 강남역 일대가 온통 붉게 변했고 1시가 되면서 뱅뱅사거리쪽부터 경쟁률이 낮아졌습니다.

    [택시 기사]
    "시간도 절약되고 손님을 빨리 모시고 갔다오고 도움이 많이 되죠."

    이 지도는 택시를 부르는 손님의 실시간 위치정보와 택시의 위치 정보를 결합해 만들었습니다.

    [이재호/카카오모빌리티]
    "이용 패턴을 관찰하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고 이동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할 수 있습니다."

    하루종일 택시가 잘 안 잡히는 사각 지대는 전기자전거와 같은 대체 이동 수단을 마련했습니다.

    이 사업은 또다른 수입원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박수연]
    "가까운 데를 택시 탈 생각을 거의 안 해요. 그럴 때에는 지도 보고 (전기자전거) 어디 있는지 찾아요."

    시민들의 위치정보를 카드 사용 정보와 결합하면 상권의 유동인구와 매출도 추적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이전해보다 강남역 남쪽과 낙성대역, 신도림역 주변의 유동인구와 매출이 늘었고, 같은 강남역이라 하더라도 강남역 북쪽과 광화문, 영등포역 주변은 1인당 매출액이 줄었습니다.

    특히 과거 매출액 기준으로 10 위권 밖에 있던 낙성대역 인근 상권이 전체 2위로 급부상했습니다.

    위치정보를 통해 시민들이 즐겨찾는 곳과 취향을 알면 맞춤형 광고나 서비스도 만들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중요한 걸림돌은 개인의 프라이버시입니다.

    미국의 차량 공유 업체 우버는 우버 차량을 이용한 승객들의 동선을 하차 후에도 5분간 추적합니다.

    [위정현/중앙대 교수]
    "언제 어떤 사람이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잘 때까지 무슨 생각하고 어디를 가고 누구를 만나는 걸 다 알 수 있는 사회, 이게 빅브라더 사회인거죠. 그런 통제 사회의 가능성도 열려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시민들의 위치 정보는 신원이 노출되지 않도록 익명화해 처리하고 해킹이나 유출사고 등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MBC뉴스 정진욱입니다.

    (영상취재 : 정우영·남현택, 영상편집 :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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