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한수연

아주 특별한 '고1'…입시 경쟁에 잠시 '쉼표'를

아주 특별한 '고1'…입시 경쟁에 잠시 '쉼표'를
입력 2019-06-06 20:14 | 수정 2019-06-06 21:19
재생목록
    ◀ 앵커 ▶

    초,중,고 12년 부모는 이 시간을, 대학 입시를 위해 벗어나선 안되는 길로 보고 교육 당국은 공교육 만큼은 입시 경쟁을 재촉하지 않으려 애씁니다.

    이 간극 때문에 '혁신 학교'라는 새로운 형태의 공교육을 두고 정부와 학부모 사이 갈등을 겪기도 합니다.

    저희는 오늘부터 공교육은 대체 어디를 향해 있어야 하는지 고민해 보는 연속 보도를 시작합니다.

    첫 순서로 공교육 같지 않은 어느 공교육 현장부터 소개합니다.

    한수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남 창원의 한 고등학교 1학년 교실.

    오후 1시 교과 수업이 한창일 여느 학교와 달리, 이 학교는 오전에만 교과 수업을 듣고 오후엔 진로 체험을 합니다.

    건축가가 꿈인 민우는 목공 수업을 신청했습니다.

    [장민우/창원자유학교 재학생]
    "(중학교때와 달리) 수업도 길게 하지도 않고 중간중간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또 할 수도 있고."

    고등학교 1학년 과정만 운영하는 이 학교는 학생들에게 진로를 탐색하고,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을 주기 위해 지난해 설립됐습니다.

    [박우원/창원자유학교 재학생]
    "여러가지 체험을 해보고 나랑 좀 더 맞고 내가 재밌어하는 걸 찾아서 진로를 정하는게 맞다고 생각해요."

    입학할 땐 '사교육 불참 서약서'도 제출하는데 그렇다고 공부에 소홀해지는건 아닙니다.

    오히려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면서 공부할 에너지와 이유를 찾아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진영욱/창원자유학교 교사]
    "이 교과가 왜 필요한지를 알게되면 학생들이 시험이 아니라도 공부를 하더라구요. 절대 시간 낭비가 아니다. 변화를 저희가 눈으로 직접 봤으니까."

    [윤선옥/창원자유학교 수료생 어머니]
    "자기가 공부할 거를 찾아가더라구요. 내가 채워가는 게 너무 재밌대요. 내가 부족한 게 뭔지를 점점 알아가니까."

    학생 스스로 한 주간의 학교 생활을 반성하는 자치회의 시간.

    수업시간에 휴대전화를 어떻게 처리할지 각자 의견을 내놓습니다.

    "수업 시간 전에 '여기 핸드폰 두시오' 해놓은 다음에 (집중하자.)"

    이렇게 학교의 규칙, 수업 시간과 내용 모두 아이들 스스로 만듭니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2015년 설립한 이 학교도 고등학교 1학년 과정만 운영합니다.

    지난해까지 251명이 거쳐갔습니다.

    [한수아/오디세이학교 재학생]
    "산처럼 올라가다가 딱 정자, 그런 쉴 수 있는 곳을 만난 느낌. (공부도) 제가 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서 숙제를 하니까 더 편해진 것 같고…"

    대한민국 고1이 입시의 길을 잠시라도 벗어나는건 큰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창원 자유학교의 경우 2년 연속 정원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두 학교를 경험한 학부모들은 아이의 변화를 보는 기쁨이 불안감보다 더 컸다고 말합니다.

    [김윤정/오디세이학교 학부모]
    "학원을 많이 다니고 하다보니까 굉장히 찌들어살고. 굉장히 의욕이 없는 상태였죠. (지금은) 자기 표현을 하고 밝아졌어요 일단."

    전국 모든 학교에서 똑같은 일과와 수업이 이뤄지는 공교육이 정답이 아니라면, 이런 실험들은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윤태호/오디세이학교 교사]
    "공교육이 지금으로도 충분하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 같고요. 다양한 모델과 실험들은 계속 나와야지."

    MBC뉴스 한수연입니다.

    (영상취재: 현기택, 이준하 / 영상편집: 신재란)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