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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 한 번 못 입고…또래에 장기기증 '하늘로'

교복 한 번 못 입고…또래에 장기기증 '하늘로'
입력 2019-06-07 20:00 | 수정 2019-06-07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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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수영장에 빠져서 100일 넘게 의식 불명 상태였던 초등학생 이기백 군이 또래 친구 세 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이 군의 어머니는 '키우는 동안 행복만을 준 아들이 끝까지 훌륭한 일을 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임선응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월, 부산 해운대의 한 호텔 수영장.

    13살 이기백 군은 수영장 안 철제 계단에 팔이 끼어 물 밖으로 나오지 못했습니다.

    백일 넘게 의식불명 상태가 계속 됐고 가족들의 간절한 간호가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이군의 상태는 더 나빠졌습니다.

    1남 1녀의 막내로 로봇 공학자가 꿈이었던 아들.

    엄마는 100일 넘는 치료 기간 동안 늘 곁에서 아들 이름을 불렀습니다.

    [故 이기백 군 어머니]
    "기백아. 엄마랑 아빠랑은 다 너를 기다리고 있어. 그러니까 너는 조금씩 좋아지고 있지? 우리는 계속 그렇게 말을 해줬거든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부모는, 아들 상태가 악화되자 장기 기증을 결심했습니다.

    기백이는 간과 좌우 신장을 또래 3명에게 기증한 뒤 가족과 영영 이별했습니다.

    [故 이기백 군 어머니]
    "기백이는 굉장히 소중한 아이니까. 어느 집 아이든 다 소중할 거예요. 정말 너는 훌륭한 아이야. 그리고 엄마하고 아빠하고 누나하고 계속 같이 있는 거야. 두려워하지 마."

    아들을 떠나보내기 전, 부모님은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던 기백이에게, 교복을 선물했습니다.

    [故 이기백 군 어머니]
    "좋아하는 옷이나 그런 게 있으면 갖다 주시면 입혀주신다고 그러시더라구요. 그런데 교복을 예쁘게 입혀서…"

    어머니는 비슷한 사고로 삶을 등지는 아이가 더 이상 없기를 바랐습니다.

    [故 이기백 군 어머니]
    "저희 애가 할아버지 되어서 손주 보고 이럴 때까지 살 것으로 당연히 알았고.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저한테는 무엇으로도 바꿀 수가 없는 아인데. 그런 걸 다 망가뜨리는…"

    MBC뉴스 임선응입니다.

    (영상취재: 장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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