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조효정

학년도 시험도 교과서도 없는…'거꾸로' 교육

학년도 시험도 교과서도 없는…'거꾸로' 교육
입력 2019-06-08 20:31 | 수정 2019-06-08 20:32
재생목록
    ◀ 앵커 ▶

    공교육의 미래를 생각해보는 연속보도, 오늘 마지막 순서로 '거꾸로 캠퍼스'라는 학교를 소개합니다.

    카카오와 네이버, 엔씨소프트 등 벤처 1세대 사업가 5명이 20억 원을 투자한 실험적인 학교인데요.

    이 학교에는 학년도 없고, 시험도 없고, 떠들기는 장려되고 있습니다.

    조효정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수업 시간이지만, 학생들이 떠드는 소리로 시끄럽습니다.

    교과서도, 공책도 없습니다.

    어떤 학생은 과자를 먹고, 또 어떤 학생은 노트북과 스마트폰 검색을 합니다.

    국어 시간인데, 자신의 정체성을 담은 브랜드 제안서를 쓰고 있습니다.

    [거꾸로 캠퍼스 학생]
    "음악을 통해서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과정을 확립시켜야 돼요, 그렇죠?"

    실제 현실에 필요한 글쓰기를 위해 자료조사도 하고 토론도 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건데, 시작은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입니다.

    [정찬필/미래교실 네트워크 사무총장]
    "제일 우선시하는 게 아이들이 입을 여는 상황을 만들어 주는 거예요. 일상적으로 대화를 하고 토론하고 협력을 통해서 스스로 학습해 나가게 하는 것."

    교과서의 공식, 법칙부터 배우는 게 아니라 현실에 필요한 지식을 학생들이 스스로 정하고 배운다는 점에서 기존 공교육과는 완전히 거꾸로입니다.

    [정혜인(17)/거꾸로 캠퍼스 학생]
    "(공부하는 이유가) 기존 학교에서는 교과서에 나오니까 시험을 봐야 하니까 라고 대답을 했다면, 여기서는 내가 하고 싶으니까…"

    내가 알아서 하는 자율적 교육이어서 학원도 필요 없고, 시험도 없습니다.

    중학생 고등학생 학년 구분도 없습니다.

    [이지혜/'거꾸로 캠퍼스' 교사]
    "이 나이대는 이 정도는 알아야 한다는 기준이 '진짜 그래?'라고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는 것이 저희 학교에서 되게 흥미로운 점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유수의 벤처 사업가들이 이 거꾸로 캠퍼스에 거액을 투자한 건, 이렇게 해야 21세기형 인재를 양성할 수 있겠단 믿음 때문입니다.

    [정찬필/미래교실 네트워크 사무총장]
    "소통능력, 협력능력, 문제해결 능력, 이게 전제가 돼야지 IT가 됐든 로봇을 만드는 기술이 됐든 AI(인공지능) 기술이 됐든, 그 위에 섰을 때 진짜 힘 있는 능력으로 발현된다는 거죠."

    혁신적 교육 방식이 알려지면서 이 캠퍼스를 찾는 공교육 교사들도 최근 늘고 있습니다.

    당장 모든 교실에 적용하긴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 공교육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실험이기 때문입니다.

    [이석원/'거꾸로 캠퍼스' 교장]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이 유의미하다고 판단하는 분들이 교육청 단위로 되게 많이 와요. (이런 실험이) 공교육의 수업 안에서 농도 있고 밀도 있게 배움의 why(이유)를 찾게 해주는 역할에는 기여 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까지 공교육은, 정해진 교과목을 잘 익힌 순서대로 학생들을 대학으로 보내는 마치 컨베이어 벨트 같았습니다.

    학생들을 입시 기계로 만드는 이런 공교육은 더 이상 유효하지도, 교육적이지도 않다며 이를 바꿀 다양한 실험들이 이미 시작됐습니다.

    방식은 다 다르지만, 학생들의 개성과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학생 중심 교육을 시도하고 있다는 게 공통점입니다.

    MBC뉴스 조효정입니다.

    (영상취재: 이주혁 VJ / 영상편집: 신재란)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