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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는 음악…한국판 '엘시스테마'

인생을 바꾸는 음악…한국판 '엘시스테마'
입력 2019-06-09 20:32 | 수정 2019-06-0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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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범죄에 노출된 빈민가 아이들에게 악기를 배우게 했더니 범죄율이 크게 줄었다고 합니다.

    베네수엘라의 무상 음악교육 시스템, '엘 시스테마' 얘긴데요.

    음악 교육의 효과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죠.

    비슷하게 우리나라에서도 무상으로 악기를 배우게 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한수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학교 강당에 경쾌한 밴드곡이 울려퍼집니다.

    기타와 드럼, 건반.

    즉석해서 호흡을 맞춘 것 치곤 꽤 그럴듯한 합주 실력입니다.

    베이스 기타를 연주한 호준 군에겐 더욱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가정 형편 탓에 기타를 살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한 시민이 기증해준 덕에 드디어 '내 기타'로 연주할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오호준/서초문화예술정보학교 3학년생]
    "베이스 솔로 곡 하나 2학기 때 공연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애들 앞에서."

    17살 서우 양이 동갑내기 친구의 바이올린 연주를 뚫어져라 쳐다봅니다.

    손에는 오늘 기증받은 바이올린을 꼭 쥐고 있습니다.

    운지법부터 배워야 하는 초보지만 그토록 바이올린을 갖고 싶었던 건 엄마가 좋아하는 노래를 자신이 직접 연주해 들려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장서우/오디세이학교 1학년생]
    "제가 악기를 배워본 적이 한 번도 없어서, 이 기회가 되게 저한테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을 하고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4월부터 19종류의 악기 91점을 기증받아 여건이 안돼 악기를 갖지 못했던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있습니다.

    [조희연/서울시교육감]
    "(시민들이) 장롱 속에 있는 악기를 기증을 해주시면, 복지센터라든지 학생들이라든지 학교 밖 청소년들이라든지, 이렇게 나누는…"

    하나쯤 연주해보고픈 악기가 있는데, 형편이 안돼서, 비싸서, 기회도 못갖는 학생은 없어야 한단 취지입니다.

    11명의 빈민가 아이들을 시작으로 40년동안 40만명의 청소년들이 음악을 배우며 달라진 삶을 살게 됐다는 엘시스테마의 기적.

    입시 경쟁에 짓눌린 우리 아이들에게도 나눔의 소중함을 느끼고, 새로운 꿈을 꾸게 하는 변화의 시작이 될지 모릅니다.

    MBC뉴스 한수연입니다.

    (영상취재 : 김경배·남현택, 영상편집 : 방승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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