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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만 했다고?…"주삿바늘 찔려가며 핏자국 닦아"

청소만 했다고?…"주삿바늘 찔려가며 핏자국 닦아"
입력 2019-06-11 20:32 | 수정 2019-06-11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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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서울 의료원에서 일했던 청소 노동자 사망 관련 보도가 나간 이후에 의료원 측과 관할 기관인 서울시는, 고인은 병원 외부 청소만 했다면서 의료 폐기물로 인한 감염사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근무표와 동료들의 증언은 병원 측의 해명과 달랐습니다.

    박진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12일 연속 근무 후 지난 5일 갑자기 사망한 서울의료원 청소 노동자 심 모 씨가 일했던 폐기물 분류장.

    일반 쓰레기와 섞인 의료 관련 폐기물을 골라내는 곳입니다.

    [고인 동료 A]
    "약품 같은 거 찌꺼기 같은 거 있잖아요. 주삿바늘 같은 거 있다 보니 하다 보면 찔린다고요. 응급조치하고 파상풍 주사도 맞고…"

    폐기물 분류는 심 씨의 담당 업무가 아니었지만, 주말에는 분류 작업에 투입됐다고 동료들은 말했습니다.

    [고인 동료 B]
    "그 분이 폐기물 담당을 했었어요. 살점을 떼거나 고름이나 여러가지 물건을 포장을 해서 서너 개 쌓이면 여기 챔버에다 놓고 푹 찌죠, 그럼 부피가 좀 줄어들어요. 멸균이 되는거죠."

    앞서 서울의료원 측은 "심 씨는 병원 외곽의 쓰레기 수거 업무를 담당했고, 의료폐기물 처리와 관련된 업무를 하지 않았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폐기물 업무를 했다는 증언이 있다고 하자 의료원 측은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서울의료원 관계자]
    "그분이 어떤 일을 하는지 매일 누군가가 쫓아가서 이렇게 할 수는 없는데요. 그분이 어떤 일을 했다는 기록이 있고 저희는 그걸 기준으로 보는거죠."

    하지만 근무표를 살펴보니 심 씨는 폐기물 하역이나 운반 작업 등에도 투입된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고인 동료 C]
    "수술실 청소하러 간 거예요. 핏자국 같은 거 저희가 걸레로 다 닦고…"

    서울의료원이 심 씨의 혈액 검사 결과가 나오자마자 "검출된 병원균은 의료폐기물로부터 감염될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 지은 것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감염내과 교수]
    "병원 안에서 이 균을 획득하지 않았다고 볼 근거는 없는 거죠. (감염) 위험성은 갖고 있거든요. 병원 내 오래 근무한 분들은…"

    노조와 시민단체는 서울의료원이 책임 회피에만 급급해 거짓 해명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최규진/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병원균이 득실대는 공간에서 12일 연속으로 노동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조장했습니다. (서울 의료원은) 고인의 지병 때문에 폐렴에 걸려 사망했다는 듯이 흘리고 있습니다."

    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간호사에 이어 청소 노동자까지 사망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서울의료원 원장이 사퇴할 것과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습니다.

    MBC뉴스 박진주입니다.

    (영상취재: 최호진, 김재현 VJ / 영상편집: 윤석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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