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김성현

흙바닥 부엌·문 없는 욕실…"숙박비 부담" 말하기엔

흙바닥 부엌·문 없는 욕실…"숙박비 부담" 말하기엔
입력 2019-06-20 20:10 | 수정 2019-06-20 20:12
재생목록
    ◀ 앵커 ▶

    황교안 대표는 "이주 노동자에게 지급되는 숙박비가 사업주에게 과도한 부담이 되고 있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럼 이 말은 사실인지, 저희가 현장 취재로 확인해 봤는데 "숙박 시설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한 공간에서 지내는데 이 숙박비 때문에 오히려 월급이 깎인다"는 말을 듣고 왔습니다.

    김성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캄보디아 출신 노동자 8명이 함께 사는 비닐하우스.

    흙바닥 그대로인 부엌엔 색바랜 냉장고와 낡은 가스레인지가 놓여있습니다.

    바로 옆 욕실에 있는 건 간이 세면대 하나 뿐, 욕실 문은 아예 달려있지도 않습니다.

    농장주는 이곳을 숙소로 제공하며 1인당 월 20만원씩 임금에서 떼갔습니다.

    [이주 노동자]
    "와이파이, 가스, 기숙사…20만원 이라고 했어요."

    숙소비를 제외하면 이곳에서 하루 10시간 일하며 받는 임금은 한 달 1백만원이 조금 넘습니다.

    농장주가 이렇게 할 수 있는건 이주 노동자의 경우 통상임금에서 숙박비와 식비 명목으로 최대 20%를 공제할 수 있도록 한 정부 지침 때문입니다.

    최저 임금 인상의 부담이 너무 크다는 업주들의 요구를 반영한 겁니다.

    게다가 농축산업에 종사하는 이주 노동자는 근로기준법상 예외 노동자로 분류돼 초과근로수당을 받지 못합니다.

    이렇다보니 이주 노동자 10명 중 4명은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을 받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이주 노동자는 노예가 아니다. 동일한 권리 보장하라! 보장하라!"

    현실이 이런데도 '외국인에게 똑같은 임금을 준다', '최저임금 외에 숙박비가 더 들어간다'는 황교안 대표의 발언은 이주 노동자들의 거센 비판으로 이어졌습니다.

    [우다야 라이/이주노조 위원장]
    "이주 노동자들은 여러 분야에서 최저임금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숙식비 지침 때문에 월급이 깎이고 있고…"

    국내 경제에 기여한 바가 없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반박이 잇따랐습니다.

    [이리나/더불어민주당 다문화위원회 부위원장]
    "(이주 노동자들이) 세금도 엄청 내고 있고, 한국에 외국인 근로자들이 없으면 한국 경제가 돌아갈 수가 없는 것 같은 상황이에요."

    또 이주 노동자의 임금 25조 4천억 원 가운데 40% 이상을 국내에서 소비해 내수 경기 활성화에 기여했고, 세금도 2017년 기준 1조2천억 원이나 납부했다며 황 대표의 사과를 촉구했습니다.

    MBC뉴스 김성현입니다.

    (영상취재: 정연철 / 영상편집: 김관순)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