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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염규현, 조의명

[로드맨] 노인을 위한 일자리는 없다?

[로드맨] 노인을 위한 일자리는 없다?
입력 2019-06-30 20:39 | 수정 2019-10-07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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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남기/경제부총리]
    "정년문제, 고령화 고용과 관련한 제도적 이슈에서 이제 폭넓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됩니다."

    정년 연장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노인들.

    더 일할 수 있고, 일해야 한다는 건데요.

    우리 사회에는 노인들에게 알맞은 일자리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길 위에서 답을 찾아보겠습니다.

    시니어 모델을 양성하는 곳에 와봤습니다.

    이분들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귀선/시니어 모델(79세)]
    "우리나라 나이로 79세 (정말로요?) 네. 돈이 나이가 들수록 더 필요하더라고요. 가만히 보니까 병원도 가야 하고 곳에 다 필요하지만, 그래도 자기 생활에 맞춰서 열심히 노력한 대가를 쓴 다는 게 (좋아요.)"

    서울기록원 취재 중인 시니어 기자들.

    (저희가 잠깐 일하시는 모습 지켜봤는데요. 올해 실례지만 기자 몇 년차십니까?) "지금 4년차입니다."
    (제가 10년차인데 제가 선밴가요 그러면?) "그러네요. 선배님."

    [정학규/시니어 기자(73세)]
    "실버들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TV예요. 실버들이 실제로 기획하고 소재도 찾고. 촬영도 하고. 편집도 하고.
    (여기도 혹시 (뉴스)아이템 못 찾으면 혼나고 이럽니까?) "아니 그런 거는 없어요."

    [정학규/시니어 기자(73세)]
    "젊었을 때 좋은 회사를 다녔다고 하더라도 사실 퇴직하니까 없는 거예요. 그런데 이 사람들은 어디 가서 없다 소리도 못해, 이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은 '그만큼 학력도 있고 살만큼 살았으니 너는 잘 살겠지' 그러는데, 그 분들도 다 직장을 갖고 싶어 하는 거예요."

    늦어 보이는 나이에도 재능을 꽃피우는 노인들. 그러나 일하는 노인보다는, ‘일하고 싶어도 못하는’ 노인들이 더 많은 게 현실입니다.

    이곳은 서울에서 노인 분들이 많이 모여 계시는 종로 락희거리입니다.

    한 번 둘러보겠습니다.

    지금 이런 데는 순두부 백반이 2천원입니다, 2천원.

    (어머님 안녕하세요...아니 음식이 2000원 맞나요? 해장국.) "네. 돈 버시는 (노인)분들이 얼마나 있겠어요? 뭘 하겠어요. 박스나 줍고 담배꽁초나 주으러 다니고.."

    [장민욱/락희거리 DJ]
    (DJ님은 당당하게 또 일자리를) "아 저는 뭐 이 직업 사십, 43년째인데 뭐. 그럼. 사실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어떤 질환이 있으시다거나, 노동력이 없으신 분들도 많이 계시고. 그러니까 아끼고 아껴요. 한 끼 식사도 이렇게 저렴하게 잡수는 거죠."

    20년 뒤면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1명이 65세 넘는, 지금 기준으론 노인이 될 거라고 합니다. 노인, 정년의 기준선을 늘려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하지만 정년이 늘어난다곤 해도 남의 얘기라고 느끼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공무원이나 일부 기업 빼면 정년까지 버티기 쉽지 않기 때문인데요. 실제 직장인들 대상으로 조사해 봤더니 요즘엔 쉰 살까지 회사 다니기도 어렵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정 반대의 통계도 있는데요. 일을 완전히 손에서 놓는 실질 은퇴연령을 조사해봤더니 평균 72세.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습니다.

    직장은 그만 뒀지만, 일은 계속 하는 기간이 20년이나 넘는다는 뜻인데요.

    대체로 저임금 단순 근로, 임시직을 전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그 현장에 왔습니다.

    직업소개소가 밀집한 종로 3가에서 노인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직업소개소]
    (전화통이 불이 나시네요.) "일자리가 없으니까. 다 이렇게 아침에 요청이 들어와도 (업주들은) 젊은 사람만 보내달라고 해요."

    [상담]
    "(그 동안 뭐 하셨는데?) 애기 아빠가 아파서 일 하다가 놀다가 여태까지 월급쟁이 했어요."

    [전영숙/구직자(60세)]
    (수입이 전혀 없으세요?) "네, 저 혼자 벌어요. 그러니까 먹고 살아야하니까. (혹시 구청 뭐 직업소개소나 )그런데도 가봤는데 그렇게 없더라 일이.."

    [김효주/구직자)
    "미화 쪽도 정년이 있어요. 그래서 60세 정년이라 작년에 퇴사했거든요. 한 10년은 더 일을 해야 되는데 그런 일자리들이 없어요."

    [박00/3개월째 구직중]
    (선생님 지금 여기를 언제부터 오셨다고요?) "3월 달부터.(정년퇴직 나이를 늘려주겠다는데?)나이를 늘리면 이제 젊은 사람들이 일자리가 적어지지 자꾸. 한편으로는 어디 갈 데가 없으니까 연장하면 좋긴 좋지 근데 이제 젊은 사람들 생각하면 안 그렇고."

    (그럼 어르신도 쉬실 생각은 없으세요?) "아직도 멀었는데 쉬면 뭐해(아직도 멀었다는 게?)일 할 수가 있다는 거지."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공 일자리를 구하면 몸이 불편해도 일을 놓을 수 없습니다.

    [김인식/공공일자리 근무 중]
    (이게 어떤 일인가요?) "쓸 수 있는 것 없는 것을 가려서, 이제 판매를 하는 거죠. 우리 실장님 이런 분들이 도와줬기 때문에 그러지 누가 이렇게 불편한 사람을 일자리를 주겠어요."

    장기요양등급 신청까지 포기하고 일자리에 매달리는 노인들도 많습니다.

    [고현종/노년 유니온 사무처장]
    "(장기요양 )6등급 판정을 받게 되면 일자리 참여를 못해요. 이거 일자리 27만 원 소득이 없어지면 안 되니까 장기요양, 내가 조금 아파 아픈데 이걸 숨기는 거야. 그러다 보니까 이분들이 나중에 발견돼 주변 사람들한테 ‘이 사람 너무 이상한데?’ 그때는 너무 늦은 거예요. "

    사회의 짐이 되기 싫어 아픈 것도 숨겨가며 일자리를 찾는 어르신들. 정부가 나서서 자리를 만들곤 있는데, 올해 1조 6천억 원을 들여 일자리 61만 개를 조성했지만 대부분 단순노동 공공근로와 아르바이트, 좋은 일자리는 드물죠.

    요즘처럼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선 청년과 노년층이 일자리 놓고 경쟁하는 듯한 상황이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당장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은퇴한 일본에선 일할 사람이 없어 구인난이 심각해졌다는데요.

    구직자 한 명 당 일자리가 1.63개, 일자리 셋 중 한 자리가 비어 기업들이 문을 닫는 형편이랍니다.

    사회가 노년층의 일손을 절실하게 필요로 한다는 거죠. 우리에게도 다가올 수 있는 미래입니다.

    제가 길 위에서 만난 어르신들은 정년을 연장해도 아무 혜택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들을 안정적으로 수용할 일자리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은퇴는 인생의 2막이 아니라 빈곤의 서막이 될지도 모릅니다.

    언젠가 우리 모두 노인이 됩니다.

    로드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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