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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나온 비정규직…2천8백 개 교 급식 멈췄다

거리로 나온 비정규직…2천8백 개 교 급식 멈췄다
입력 2019-07-03 19:46 | 수정 2019-07-03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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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오늘부터 총파업에 들어갔습니다.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운 집회 모습인데, 형형색색 파업 복장만큼이나 직종도 정말 다양합니다.

    학교 급식 조리원, 청소 노동자, 톨게이트 수납원까지.

    파업 참여자 수가 주최 측 추산으로 5만 3천여 명.

    정부 집계로는 2만 6천 명입니다.

    이 중에서도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가장 많았는데요.

    파업의 여파로 전국 3천여 곳의 학교에서는 빵으로 대체 급식이 이뤄지거나, 도시락을 싸오도록 했습니다.

    한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초등학교 3학년 점심시간.

    이 학교 조리사들이 오늘 하루 파업에 참가하기로 하면서, 조리가 필요없는 소보루 빵과 포도 주스로 메뉴가 정해졌습니다.

    함께 나온 젤리까지 아이들 대부분이 잘 먹었지만, 아예 포장조차 뜯지 않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급식 대신, 오랜만에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꺼내 먹는 학생들.

    [이수현]
    "급식 (조리사) 분들이 비정규직이어서 파업했다고 들었어요. 항상 저희 영양 챙겨주셨던 분들인데 뭔가 좀 마음이 안 좋은 거 같아요."

    오전 수업만 하고 단축수업을 실시한 학교도 있었습니다.

    학교 앞 편의점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학생들도 눈에 띕니다.

    [백도현/초등학생]
    "급식은 맛이 있는데, 앞으로 이러면 그래도 좀 배고프니까. 앞으로 이러지 않으면 좋겠어요."

    하교하는 자녀를 데리러 온 학부모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충을 이해하면서도, 아이들이 직접 영향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대한 불편함도 호소했습니다.

    [남경림/초등학교 학부모]
    "(메뉴가) 빵하고 음료라는 걸 받았을 때 조금 당황스럽긴 했고, 또 밀가루 알러지 있는 친구들이 아직도 많이 있고 한데, 왜 하필 빵일까…"

    [초등학교 학부모 A 씨]
    "그분들도 다 사정이 있겠죠. 이해는 해요. 다만 아이의 엄마 입장으로만 얘기를 하면 내 아이를 볼모로 잡고 있는 거잖아요."

    주최 측 추산 4만 명, 정부 집계 결과 2만 2천 명의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가 파업에 동참하면서 대체 급식이 이뤄지거나 도시락을 싸오도록 한 학교는 전국 2천 8백여 곳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러나 초등학교 돌봄교실은 교사들이 투입되면서 대부분 정상 운영됐습니다.

    학교를 벗어나 광장에 나온 이들은 최저임금 이상의 기본급 인상과, 교육공무직 법제화 등을 요구했습니다.

    [명민경/교육공무직본부 전북지부장]
    "공약이행과 교섭타결 대신 빵과 우유로 파업 대책을 발표한 위선과 거짓, 그리고 무책임의 결과가 오늘 총파업이다. 차별과 저임금을 멈추기 위해 우리는 파업 투쟁에 나선다."

    고속도로 요금소 수납원, 국립병원 청소·시설 노동자 등 다른 공공부문 비정규직도 정규직 직접 고용 등을 요구하는 연대 총파업을 벌였습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파업은 오는 5일까지 예정돼 있는데 노조 측은 협상 상황에 따라 연장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한수연입니다.

    (영상취재: 김동세, 이준하 / 영상편집: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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