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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겠네 확인해 봐" "내가 왜"…비정한 '문자'

"죽었겠네 확인해 봐" "내가 왜"…비정한 '문자'
입력 2019-07-03 19:49 | 수정 2019-07-03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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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태어난 지 일곱 달 된 딸을 방치해서 숨지게 한 부부에게 검찰이 '학대치사'가 아닌 '살인죄'를 적용 했습니다.

    이들 부부는 아기가 살았는지 확인해보라는 문자메시지를 서로에게 보냈던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아기가 숨질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알면서도, 고의적으로 방치 했기 때문에, 살인죄에 해당한다는 게 검찰의 판단입니다.

    김세로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달 2일,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반려견과 함께 닷새간 방치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7개월 아기.

    종이상자 안에 담겨있던 아기는 부검 결과 위와 소장 등 장기에 음식물을 섭취한 흔적이 없었습니다.

    그동안 부모는 집 밖에서 각자 지인들과 술자리를 갖거나, 온라인 게임을 즐겼던 사실이 알려지며 공분을 샀습니다.

    당초 경찰은 21살 A 씨와 18살 B 씨 부부에 대해 '살인죄' 대신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해 검찰로 넘겼습니다.

    '상대방이 돌볼 줄 알았다'는 진술로 봤을 때 이들 부부가 아기가 숨질 것을 예상하진 못했다고 본 겁니다.

    하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죄명을 바꿔 '살인죄'로 구속 기소했습니다.

    아기에게 물과 분유도 먹이지 않은 채 사나흘 이상 방치하면 숨질 것을 알면서도 그냥 내버려뒀다며 살인의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봤습니다.

    결정적 근거는 이들 부부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입니다.

    아기를 방치 한 지 사흘째인 5월 29일 저녁부터 30일 새벽 사이, 아내 B 씨는 남편 A 씨에게 "죽었겠네. 무서우니까 집에 가서 확인 좀 해줘"라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냈고, 남편 A 씨는 '왜 나보고 가보라고 하냐'며 답장을 보냈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부부 모두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했던 셈입니다.

    또 5월 27일엔, 남편 A 씨가 냉장고를 중고로 팔기 위해 집 안에 들어왔다가, 우는 아기를 그냥 내버려둔 채 다시 집 밖으로 나간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이들 부부에겐 사체유기죄도 추가로 적용됐습니다.

    아기가 숨진 걸 확인한 부부는 시신을 종이 상자에 넣어뒀고, '야산에 묻는 계획'을 서로 의논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아내 B 씨는 "딸이 숨져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사실상 혐의를 인정했지만, 남편 A 씨는 '살인 의도는 없었다'며 부인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세로입니다.

    (영상편집: 안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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