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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관사] 잘못된 줄 알면서도…"없애겠다 내 임기 끝나면"

[1급 관사] 잘못된 줄 알면서도…"없애겠다 내 임기 끝나면"
입력 2019-07-03 20:03 | 수정 2019-07-0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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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중앙정부가 임명해서 내려보내던 관치 시대와 달리, 민선자치 시대를 상징하는 지방 자치 선거는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입니다.

    시장과 군수라면 한 동네 사는 이웃이기도 하고, 실제로 그 동네에 살아야 출마도 가능합니다.

    선거법에도 선거 60일 전부터는 그 동네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어야 한다고 나와 있는데, 그 동네에 산다는건 그 동네에 집이 있다는 얘기겠죠.

    그런데도 왜 거액의 세금을 들여가면서 관사 운영을 고집하고 있는건지, 이들을 만나서 물어봤습니다.

    남상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전라남도 옛 광양군청 자리 바로 옆 광양시장 관사.

    5공화국 군사정권 시절, 중앙정부가 내려보내던 군수를 위해 지어졌습니다.

    대지 면적만 660㎡, 200평에 가깝습니다.

    몇 년 전부터 '없앤다, 없앤다'는 말만 나오고 정현복 시장이 계속 살고 있습니다.

    "근처 주민들이 시장이 떠나는 걸 반대해 당장 폐지는 어렵지만 앞으로 어린이돌봄센터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답변을 보내온 광양시.

    언제 할 건지 물었더니 정 시장은 본인 임기 중은 아니라고 잘라 말합니다.

    [정현복/광양시장]
    "(어린이 돌봄센터로 활용하실 방침을 밝혔는데 아직 잘 진행이 안 되고 있는 이유나 이런 거 좀 여쭤봐도 될까요?) 그건 민선 8기에 가서 할 생각입니다. (지금은 안 되는...?) 안 합니다."

    행정안전부는 10년째 시군구 관사를 없애라는 권고를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2010년, "원칙적으로 자치단체장 관사 폐지") (2014년, "불필요한 관사 존치..예산낭비 초래) 예산 낭비라며 동네 일꾼을 뽑는 민선 시대에 관치 시대 관사는 낡은 옷이라는 겁니다.

    [정상혁/보은군수]
    "그러면 어떻게 한다는 거예요… 나라에서 돈을 대준답니까? 누가 폐지하라 마라 그러면 대안없이 어떻게 하라는 이야기예요?"

    단체장들은 이처럼 요지부동입니다.

    [김산/무안군수]
    "(필요성이 어느 정도 말씀을 듣기로는 있는 것 같거든요. (군청과) 자택하고의 거리도 멀다고 들었고요.) ..."

    카메라 없이 따로 군수실에서 설명하길 집이 군청에서 먼데다 낡고 좁아 회의 한 번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경제적 형편을 이유로 대는 시장들도 있습니다.

    "집안 사정으로 목돈이 필요"했다거나 집 구할 돈이 없어 관사에 들어가게 됐다는 겁니다.

    [이항진/여주시장]
    "제가 월세방 하나 얻으려고 해도 그렇게 싼 집이 없어요. 보증금이. 싼 집이 없어요."

    본인 자택은 군청과 가까워 관사가 굳이 필요하지 않은데도 섬이 많아서 그렇다며 지역 특성을 내세우기도 합니다.

    [신우철/완도군수]
    "(군수가) 출신이 도서 지역 출신이면 어차피 새롭게 집을 마련해야 되잖아요. 그런 것 때문에 도서 지역의 특성에서요…"

    하지만 취재 도중 관사에서 나가겠다는 군수들도 속속 나왔습니다.

    [이동진/진도군수]
    "그에 따른 준비를 해서 반드시 임기전에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해결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병옥/음성군수]
    "당연히 다 사용하고 있는줄 알았지 (1급 관사가) 이렇게 적은 지는 전혀 몰랐습니다… 관리비 같은 것을 다 반납을 하고 조치를 한 겁니다."

    [구충곤/화순군수]
    "관사를 가서는 안되는데… 그건 잘못된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지난번 임기 때는 옮기지 않으시다가 지금 옮기시는 이유라든지 이런 거?) 그만하세요."

    이현종 철원군수도 관사에서 옮길 자택을 짓고 있습니다.

    [이현종/철원군수]
    "(나가려고 언제부터 계획을 하셨는지만 좀?) 아이고 쓰고 싶은 대로 쓰세요."

    이차영 괴산군수는 관사를 나갈 뜻은 없지만, 이미 예산에서 지원받은 것까지 포함해 앞으로 관리비는 자신이 내겠다고 밝혔습니다.

    시장, 군수들 관사 예산 사용 내역은 MBC뉴스 모바일에서 자세하게 볼 수 있습니다.

    MBC뉴스 남상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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