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홍의표

자기들끼리만 "건물 흔들린다"…참사 부른 '묵인'

자기들끼리만 "건물 흔들린다"…참사 부른 '묵인'
입력 2019-07-08 19:54 | 수정 2019-07-08 19:57
재생목록
    ◀ 앵커 ▶

    지난주 서울 잠원동 철거 건물이 붕괴되기 20분 전에, 당시 건축에 관여했던 관계자들이 '이상 징후'를 미리 알아챘던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건축주 등이 모여 있던 sns 대화방에서 "건물이 흔들리고 가설물이 휘었다"는 내용을, 미리 공유한건데, 아무런 비상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보도에 홍의표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잠원동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무너진 건 지난 4일, 오후 2시 23분쯤입니다.

    그런데 건물 붕괴 직전인 오후 2시 무렵, 해당 건물의 건축주와 건축업자 등 6명은 sns 대화방에선 철거 당시 상황을 공유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 관계자가 해당 철거 건물과 관련해 "공사용 임시 가설물이 휘어진 것처럼 보인다"고 얘기를 꺼냅니다.

    또 "건물이 흔들리는 것 같다"고도 말했습니다.

    철거 도중 뭔가 이상 조짐을 사전에 느꼈다는 겁니다.

    하지만, 붕괴를 코앞에 둔 시점에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해선 별다른 대화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아무런 비상 조치 없이 20분 만에 건물은 급격히 붕괴됐습니다.

    당시 건물 내부엔 철거를 서두르면서 제때 치우지 않은 잔해물이 잔뜩 쌓여 있던 상황, 1-2층의 기둥을 비롯해 가림막의 임시 가설물이 잔해물의 무게와 철거작업의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 겁니다.

    인명 피해를 우려한 작업 중단 조치는 없었고, 철거 현장 관리자인 감리도 사고 당시엔 배치되지 않았습니다.

    [이수곤/사고 목격자]
    "사람이 지나가다 상상이나 했겠어요? 아무 것도 없었어요 안전요원도, 아무 것도 없었어요. 제가 거길 (사고 발생) 20분 전에 지나갔거든요."

    실제 철거업체는 서초구청에 제출한 계획서와 달리 급작스런 붕괴를 막을 지지대를 설치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확보한 단체 대화방 내용을 토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고, 서초구청은 건축주와 시공업체 등을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편집: 김아라)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